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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시민참여로 얻게 될 것들

새로운 규칙, 다른 서울 #22_청년명예시장 김희성

서울시에는 '명예시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름만 보면 뭔가 대단한 직책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간단하게 말하면 시민들의 의견을 시에 전달하는 무보수 인력이에요. 세대별로, 또 분야별로 나뉜 17개 부문의 명예시장들이 각 카테고리의 시민들에게 필요한 일들을 시 정책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활동하는 거죠. 밝히자면 저도 명예시장이랍니다. 청년 부문의 명예시장으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어요.  


시민이 정책을 직접 만든다는 것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서울청년의회>와 같은 시민참여 활동을 하고 있어요. 혹시 구직 청년들의 면접 정장을 대여해주는 서울시 '취업날개' 서비스를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이를테면 그런 것을 시에 제안하고 정책화시킨 게 시민참여 기구의 역할이에요.  


정계에선 매년 청년들을 위해 일자리 몇만개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그게 실제 청년들의 피부에 와닿지는 않잖아요. 취업날개 서비스의 경우 청년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 가령 당장 내일 만들어야 하는 프로필 사진 비용, 정장 마련 비용 같은 것들을 지원해주자는 취지로 청년의회에서 제안됐죠.  


시민참여라는 키워드가 중요한 건 바로 이런 점 때문이에요. 과거에는 정부가 거의 모든 방면에서 시민의 일상을 책임졌지만, 사회 규모가 커지고 발생하는 문제들이 점점 다양해지면 정부의 정책과 시민의 일상 만족도 사이 괴리감이 커질 수밖에 없어요.  


저희 청년분야로 예를 들어보면, 이전까지의 청년정책은 대부분 일자리 늘리기에 집중되어 있었어요. 그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절대 현대의 청년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어요. 문제 해결을 위해선 좀 더 다양한 영역으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했고, '청년정책네트워크'를 포함한 시민참여기구들은 바로 그 방향전환을 위한 시도였던 거지요. 



“너네가 뭐라고 정책을 만들어?” 

물론 청년이 직접 정책을 만든다는 것을 안 좋게 보는 시각도 있어요. 한계도 분명 있고요. 결국 '참여하는 사람만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 그래서 혜택도 제한적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 등.  


저희 스스로도 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청년들의 참여폭을 넓히기 위해 실제로 큰 노력을 쏟고 있기도 하고요. 3월 말 출범예정인 <서울시 청년자치정부>도 그 노력의 일환이에요.  


청년자치정부란 청년참여기구와 시장직속의 청년정책 부서가 합동하여 서로 정책을 제안하고 집행하는 방식의 정책적 시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어떻게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것인가”를 주요 사안으로 정해 '참여기구'에 참여할 분들을 모집하고 있어요. 기존의 청년정책을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개선할 것인가? 이게 핵심인 거죠.  


청년들의 시민참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는 참여자 청년들에 대한 '불신'도 있지요. 당신들이 대체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느냐, 당신들을 누구를 대표하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대표할 수 있기에 그런 걸 하고 있느냐는 지적들.  


어느 정도는 일리 있는 말이지만, 저는 시민의 문제에 대해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이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방식이라고 봐요. 실제로 청년이 아닌 다른 분야에선 시민참여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경우도 많고, 청년들의 시민참여를 적극적으로 장려해서 긍정적인 결과물을 낸 해외의 사례들도 있지요.  


한국 청년들의 경우 대표적인 사회문제로 꼽히는 '청년문제'의 당사자이면서도,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결정과정'에 참여해 볼 기회가 별로 없어요. 누군가는 청년들을 괘씸한 존재로, 누군가는 궁휼히 여겨야 할 존재로 대상화하죠. 그러나 정작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을 스스로의 목소리로 말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할 창구는 거의 없잖아요.  


물론 청년들의 시민참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순 없겠지요. 당사자들이 하는 말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하지만 기성사회, 기성언론들이 놓치고 있던 '청년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내용'을 정책에 반영한다는 건, 문제해결을 위한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봐요.  



'혼자'가 아니라 '같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지점도 있지요. 바로 '시민참여'에 참여한 청년들 자신이 얻어가는 것들이에요. 밖에서는 자칫 '프로불편러' 취급을 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안전하고, 심도있게 나눌 수 있는 공간, 우리가 당면한 현실의 문제를 실제로 풀어가는 경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시민으로서 존중하는 경험.  


저는 이게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에서 청년들은 을의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학생이든, 직장이든, 청년이 대등한 입장으로 존중받으며 사회와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참 적어요. 나한테 뭔가 (다분히 사회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내가 직접 해결해 볼 수 있는 경험 또한 그렇고요. '청년정책네트워크'와 같은 시민참여기구가 그런 것들을 '혼자가 아니라 같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너무 어려운거 아니야?”라고 무겁게 보진 말아주셨으면 해요.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리 특별한 사람들, 활동하는 사람들이 전부가 아니에요. 그런 분들도 있지만 평범한 대학생, 직장인 분들도 굉장히 많아요.  


중요한 건 동료를 만나고 문제의 해결을 경험하는 거예요. 고백하자면 저도 그랬어요. 사실 처음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를 시작하게 된 건 그저 일자리를 구하다 발을 들인 거였죠. 그러나 지금까지 오게 된 데에 많은 게 필요하지 않았어요. 함께 고민하며 활동하다 보니 경험이 쌓이고, 지식이 쌓이고, 그러다가 확신이 든 거죠. 우리가 할 수 있겠구나!  



기획·편집_청년자치정부준비단

인터뷰·글_한예섭

사진_김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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