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0
펑!
언젠가 터져버릴 것
나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많았다. 나를 좀 더 알고 싶고, 정의하고 싶었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이런 경우에 나는 어땠지?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온 통 나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예전에 면접을 보았을 때 면접관이 물었다. 심리학을 전공했다 하니, 사람에 대해서 잘 아느냐고. 심리학 전공자가 상투적으로 듣는 질문이었지만 나는 제대로 된 답변조차 준비해둔 적이 없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넘기던 일인데, 그날 나의 답변은 '저에 대해서는 좀 더 알게 되었습니다'였다. 사람의 마음을 아느냐 물었는데, 자기 마음만 알게 되었다니. 당시에는 잘 넘겼다고 생각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나에 대해서만 궁금하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은 이전까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의식하기 시작한 순간 문제처럼 느껴졌다.
어느 노랫말처럼,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다른 이에 대한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 이외에 다른 이의 방식은 없었다. 나에 대한 지나친 의식은 모든 사고의 중심이 나였고, 때때로 과민한 대응으로 이어졌다. 상대방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지만, 해석과 의미부여를 하는 나는. 이유를 찾다 지치곤 했다. 거기엔 내 방식으로 찾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이유는 없었고, 번번이 제대로 되지 않은 질문에서 답을 찾으려 하곤 했다. 차곡차곡 부풀어 오르는 공기 같은 생각을 차단하기 위해 내가 찾은 방법은, 타인을 타인으로 볼 것. 그 사람은 내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의 생각이 아니다. 거기엔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결국엔 나를 생각하는 나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