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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 한소 Jan 29. 2023

절묘한 타이밍

최선의 선택과 절묘한 타이밍


절묘한 타이밍


사전에서 정의된 타이밍(timing)은


1. 동작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순간. 또는 그 순간을 위하여 동작의 속도를 맞춤.


2. 주변의 상황을 보아 좋은 시기를 결정함. 또는 그 시기.


라고 되어 있다. 현실에서의 타이밍은 많은 경험에서 나타난다. 지금부터 절묘한 타이밍을 쫓아 보려고 한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서 공주는 백 년을 잠들어 있다가 왕자의 진정한 사랑의 맘이 담긴 키스로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어느 성에 사는 사랑이 많은 왕과 왕비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그런데 물과 뭍을 왕래하던 개구리가 어여쁜 공주가 곧 태어날 거라는 예언을 했다. 이후 개구리의 예언대로 오로라 공주가 탄생했다. 기쁨이 충만했던 스테판 왕은 이 날을 축제일로 정했고 12 요정들을 궁으로 초대한다. 하필 개구리로 변신했던 13의 악의요정은 초대받지 못해 분노한다. 악의 요정은 공주에게 16세 생일날 손가락이 물레 바늘에 찔려 죽을 것이라는 저주를 내린다. 메리웨더 요정은 공주가 죽는 대신 깊은 잠에 빠지게 했다. 진정한 사랑의 키스만이 공주를 깨울 수 있게 자신의 선물을 일단 바꿔서 공주가 죽음을 피하다. 그 이후로 죽음을 피해 가고자 했던 주변의 여러 노력들은 계속된다. 하지만 결국 공주는 물레 바늘에 손가락이 찔리고 마침내 자신의 생일날 잠들어 버린다. 공주가 잠들어 있는 동안 성 주변은 가시덤불로 덮이게 되었고 그와 같은 위험을 뚫고서 다른 나라 왕자들이 각자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공주를 찾아왔었다. 그런데 그때는 아직 백 년이라는 시간이 다 지나지 않아서일까? 많은 왕자에게 일생겼고 어그러져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던 중 공주를 찾아온 필립 왕자는 바로 자신이 사랑에 빠졌었던 공주를 발견했고 키스에도 성공한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때'라는 것. 사람들이 살아가며 때를 기다린다는 건 참으로 쉬울 수도 있고 너무나 어려운 순간일 수도 있다. 타이밍이 절묘해서 그렇게 될 거라는, 되어야만 한다는.... 여러 그림동화에서 보면 그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이는 사례들이 많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서 처럼 피하려고 도망 다녔지만 결국 물레 바늘에 찔려 100년간의 깊은 잠에 빠진 것도 사랑하는 왕자와의 만남과 키스도 모두 절묘한 타이밍을 보여주는 실사례다. 사랑을 다룬 여러 공주 이야기에서는 타이밍에 따라서 진실이 밝혀지기도 하고 타이밍에 따라 진실이 덮혀져 인간 내면의 답답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3. 독자들은 주로 사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이밍이다라고 얘기할 만큼 타이밍은 어떠한 상황에서의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통화를 하다가도 뛰어가서 만남을 하고 각자의 사유를 즐기다가도 뛰어가서 극적으로 재회를 하는 사랑에서야 말로 타이밍이란 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거 같다. 타이밍을 지나치고 놓쳐 버리면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이별은 좀 더 빠르게 찾아온다. 이별이 잦아진다. 돌이켜 보면 내 경우에도 많지 않은 그런 경험이 있다.




흐름에서 놓쳐버린 절묘한 타이밍


삶에서도 여러분의 경우처럼 절묘한 타이밍이  찾아왔었어. 그 순간이 타이밍인지 아닌지, 그런 감각이나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은 더욱 신뢰할 수 없었나 봐. 아니면 너무나 둔했거나 준비가 안 되었거나 둘 중 하나였겠지.


나에게 찾아온 첫 번째 타이밍은 사랑의 순간이었어. 무던히도 나를 아껴주고 맘을 주었던 친구가 군 입대를 하고 나서야 입대를 하기 전 여러 가지 상황과 분위기를 만들었던 그 친구의 사랑을 지키려는 많은 노력과 그것이 나의 이기심으로 지나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사실을 알고서 되돌리고 싶었단다. 하지만 맘과는 달리 후에 다시 마주쳤을 때, 또 다른 기회의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자존심이 지나치게 강한 나는 그것을 순수한 사랑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지. 그건 결국 나의 슬픈 사랑얘기가 되어버렸어.


두 번째사립학교 수학 교사로 갈 수 있었던 순간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린 거였어. 학원을 잠시 쉬고 개인 수업을 하고 있을 때, 이전에 제출한 서류검토를 끝낸 D학교에서 제안이 왔을 때, 갈등을 하다 포기한 것은 아주 사소한 이유에서였어. 잘 알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망이 얽히는 게 불편했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불편했던 내가 할 수 있는 순간의 선택이었어. 지금 생각하면 당연히 했어야 하는 것을 그때는 왜 그렇게 재고 나누고 생각하고 생각하다 타이밍을 놓쳤는지.  순간후회된다니까. 뼈가 쓰라릴 만큼 아프단다.


세 번째상가 계약이었지. D학교 교사 자리를 포기하고 학원을 차리려고 적당한 장소를 알아보는데 싸고 평수도 맞는 곳을 찾아냈어. 다만 위치가 조금  외떨어진 듯 느껴져서 염려스러웠지만 지금까지의 내 경력과 노하우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거 같았어. 그런데, 남편과 의논하며 하루만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하기로 하고 실내 디자인이나 앞으로 꾸려나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건물에 다른 분이 들어온다고 했어. 계약이 되었지 뭐야. 맞아. 우린 무지하게도 계약금을 걸지 않았고 하루니까 괜찮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나 봐. 건물주에게 전화하고 중개인과 통화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어. 지금 생각하면 당연했던 일들이 그때는 상황 자체만으로 답답했단다.  씁쓸하지만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나 봐.


이런 아쉬운 사례 외에도 실 사례가 많단다. 앞으로 내 앞에 주어진 또 어떤 타이밍들을 그것이 절묘한 기회인지도 모르고 놓칠 것이며 어떤 것들은 바로 잡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들을 가져봤는데 역시 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크고 그 사례들은 생각보다 더 많은 거 같구나. 지금의 내 맘을 달래려면 우리가 희망 고문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지금의 나에겐 필요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인생은 연속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그때마다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고 그 선택에 대한 정당성과 합리성이 자신을 만족시켰고 위로도 적당히 되어 왔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돌이켜 보면 절묘한 타이밍이라는 것을 매 순간 놓친 건 아닐까라는 후회가 신을 괴롭히고 있다. 좀 더 신중한다는 맘과 준비되지 못함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오늘도 난 최선의 선택을 이유로 위장하고 덮혀진 절묘한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절묘한 타이밍이란 가장 적절한 시기, 때를 말한다. 그 순간의 옳고 적절한 시기에서의 선택을 놓치지 않겠다는 역동적 노력을 해보며 그것보다는  조금 소극적인 맘을 글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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