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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사연

슬픔의 깨달음

by 무 한소

언제부터인가

슬픔으로 귀결된 감정

제대로 살피지 못했어

물결선 아래 방치하고

감히 꺼내볼 수 없었지


몸속 장기와 감정은

내 안에 있지만 내 것이 아니었어

맘대로 할 수도 관조적으로 볼 수도 없었어


바람이 볼을 스치자 흐르는 눈물

햇살이 조금 길게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던 어느 날

문득 그 사연이 궁금해졌어.


지나쳤고 사라졌을 뿐

내면의 소리에 무심했던 지난날

신호를 보내온 수많은 감정이 묻혔어


순간, 상황을 생각하며,

내린 결론을 합리화했어

내 행동과 표출된 감정까지


살아가려는

살기 위한 처세였다고.

뇌까지 설득해 버린 눈물의 사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감정을 모았어

어리석게도 아주 작은 깨달음이 생겼지


앎에

감격한다.

감격했다.


알아차림은 정체되지 않은 것임을




정체되지 않을 우리의 감정과 의식을 지향하며 과거 기억에 머무르지 않으려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본다. 그 시간을 지나며 자기를 더 자세히 알아간다. 프레임 바깥세상으로 나가면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까. 다시 새로운 프레임 안에 갇히게 될까.


앎, 그것이야말로 정체되지 않은 것임을. 진정 깨달음이라는 것은 고여있거나 썩지 않았음을.


브런치 작가님들 설 날 건강하고 평안하셨는지요. 안온한 온기를 느낄 수 있고 고요가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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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