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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한 업무고민 '할까 말까'? 하지 마라!

"주임님, 지난번에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주임님 말씀대로 하길 잘했어요. 안 갔으면 저 진짜 큰일 날 뻔했어요."


며칠 전 점심을 먹으러 가던 길. 같은 팀 직원 A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상황은 이랬습니다. 언론사와 저녁 식사 자리가 예정돼 있던 날이었습니다. 원래 직원 A는 참석 대상이 아니었지만, 같은 팀 직원 B가 혼자 감당하기 힘든 자리일 것 같아 A에게 함께 가줄 것을 부탁한 겁니다. 그 주에 이미 여러 차례 강행군을 해온 A는, B의 부탁에 바로 답하지 못하고 오후 내내 갈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A는 제 옆자리입니다. 그의 고민이 깊은 걸 저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참을 보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A 씨, 제가 한 마디 해줘도 될까요?"


A는 기다렸다는 듯이 저를 바라봤습니다.


"있잖아요, 갈까 말까,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요... 하지 마세요. 고민을 말이에요. 고민은 그만하고, 그냥 가세요. 그러면 되는 거예요."


제 말이 끝나자마자, A는 겉옷을 들고 약속 장소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제게 고마움을 표한 겁니다.


"그날 그 자리에 안 갔으면 저 B와 인연 끊을 뻔했어요."


이야기를 더 들어보니 그날 저녁자리는 다른 날보다 늦게까지 이어졌고, B는 언론사 관계자에게 "A는 절대 저를 혼자 두지 않을 사람"이라며 꼭 올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할까 말까’의 갈림길 앞에서 고민합니다. 운동을 갈까 말까, 책을 읽을까 말까, 야식을 먹을까 말까, 결혼식에 갈까 말까, 친구 약속에 갈까 말까, 글을 쓸까 말까.


저만 해도 이 짧은 아침에 세어보니 10가지 고민을 했습니다. 5분만 더 잘까 말까, 오늘만 글 발행 시간을 미룰까 말까, 머리를 감을까 말까, 간단하게 아침을 먹을까 말까, 청소를 할까 말까, 스트레칭을 할까 말까, 신문을 볼까 말까, 전화를 할까 말까, 지하철을 탈까 말까, 내가 먼저 연락을 할까 말까.


이럴 때는 간단합니다. 고민을 멈추고, 행동하면 됩니다. 분명 후회보다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 겁니다.


또 해보고 후회하면 어떤가요? 우리가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대부분은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고민으로만 끝내면 후회는 없지만, 남는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행동하고 얻은 후회는, 우리 안에 쌓입니다.


그러니 아리송한 고민 앞에서 고민하지 마세요. 행동하세요. 행동은 우리를 성장시키고, 변화시킵니다. 행동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쌓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자 그러니 지금 고민 앞에 놓여있다면, 이제 고민은 잠시 접어두세요. 용기 있게 한 걸음을 내디뎌 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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