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수직원상, 그런데 왜 허탈할까요?"

회사는 상을 주었지만, 나는 기회를 원했다

오늘 저는 직원 정례조례에서 우수직원상을 받습니다.


6년 동안의 노력 끝에 받는 상입니다. 누군가는 부러워할 만한 일이겠지만, 제 마음은 이상하게도 무겁습니다.


이 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매년 인사고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고, 그 노력이 인정받는다는 것은 분명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그 평가가 더 나은 기회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계약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성과는 좋지만, 더 좋은 포지션으로 이동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지난해, 회사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제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기회의 문은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저는 우수직원상을 받게 된 겁니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지만, 승진의 기회는 없다?'

'더 나은 자리로 갈 수는 없지만, 상은 준다?'


어떻게 이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있는 것인지 답답하고 억울했습니다.


상을 받는다는 건 분명 기쁜 일이지만, 제게 정말 필요한 건 ‘기회’였습니다.


한 번 주어지고 끝나는 상장이 아니라,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조직은 저에게 기회 대신, 상을 건넸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한거지?’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같은 자리라면, 그 노력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쩌면 이게 현실일지 모릅니다. 조직은 언제든 대체 가능한 사람을 원할 뿐,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곳이 아니라는.


그럼에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상황이 어떠하든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맡은 일에 온 힘을 다하고, 할 수 있는 만큼 계속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회사가 저를 어떻게 평가하든, 어떤 기회를 주든, 저는 제 방식대로 성장할 겁니다.


조직이 주는 보상이 아니라, 제가 만들어 가는 방향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경험들이 쌓여 저를 더 나은 기회로 이끌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저는 상을 받습니다. 마냥 기쁘지만은 않지만, 이제 생각을 바꿨습니다.


이 상을, 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확인했습니다. 언젠가 제게 진짜 기회가 주어졌을 때,저는 그걸 잡을 준비가 이미 되어 있다는 것을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3일만에 포기하는 당신, 4일째 마법을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