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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팀장은 어떤 사람인가요?”

이번 주, 회사에서 조금은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젊은 직원들과 간부급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는 자리였다.


“오늘은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들을 자유롭게, 솔직하게 나눠보면 좋겠어요.”


진행자가 웃으며 말을 꺼냈지만, 시작은 역시나 어색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 진심 어린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화는, 올해 처음으로 관리자 보직을 맡은 한 팀장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젊은 직원들이 생각하는, 좋은 팀장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순간 정적이 흘렀고, 이내 누가 대답을 해야 할지 서로 눈치 보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때 한 3년 차 직원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많은 팀장님들과 함께 일해본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제가 느낀 점을 말씀드리자면…”


모두가 숨죽여 그 직원의 대답에 귀를 기울였다.


난 혼자서 속으로 몇 가지 기준을 떠올리고 있었다.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하는 사람, 업무 지시는 명확하게 하는 사람, 휴가 사유를 묻지 않는 사람…


그런데 그 직원의 대답은 내 대답과 완전히 달랐다.


“솔선수범이요. 저희가 따라 배울 수 있도록 먼저 움직여주시는 분이요.”


정말 의외였다. 하지만 곧 고개가 끄덕여졌다.


젊은 직원들은 단순히 지시만 받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누군가를 보고 배우고 싶어 했고, 따라가고 싶은 리더를 원하고 있었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


자신의 일에 진심을 다하고, 그 태도가 자연스레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


그런 리더를 만나고 싶다는 뜻이었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조직문화가 달라져도 가치 있는 것들은 여전히 그 힘을 발휘하는구나.’


물론, 그 직원의 의견이 모든 젊은 직원의 생각을 대표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짧은 대답은 분명, 관리자란 자리에 담겨야 할 어떤 본질을 건드리고 있었다.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움직이는 사람.


‘이 길로 가라’고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길을 앞서 걸어가는 사람.


그런 리더를, 오늘도 많은 후배 직원들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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