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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말만 조심한다고 될까?

말투에도 기술이 있다

직장에서 조심해야 할 건 말뿐일까요?


요즘 저는 ‘말투’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언론홍보 업무를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게 되는데요,


특히 푀근 자주 만나는 두 기자 덕분에 말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됐습니다.


기자 A는 말이 느리고 어눌한 편입니다. 처음엔 대화에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한 가지 주제로 대화를 하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신뢰가 쌓이는 걸 느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그의 말투엔 따뜻함과 배려가 묻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무관님의 상황이 되는 한해서 해주세요"

"고생하셨겠네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반면 기자 B는 말이 막힘없이 유창하고, 목소리도 좋습니다. 겉보기엔 완벽하지만 이상하게 대화를 나누고 나면 찜찜함이 남았습니다.


"에이 그게 될까요?"

"최대한 서둘러 주시죠"

"큰 기대는 없습니다"


B는 부정적인 표현을 많이 썼고, 말투에 상대방을 향한 배려나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 두 사람을 겪으며 확신하게 됐습니다.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말투’라는 것.


신뢰를 주는 말투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직장이나 친구관계, 연인관계, 가족사이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또렷하고 안정된 목소리

너무 빠르거나 떨리는 말은 불안함을 줍니다. 적당한 속도와 분명한 발음, 때론 짧은 침묵이 말에 무게를 실어줍니다.


✔ 명확하고 일관된 표현

"아마도요", "그럴 수도 있어요" 같은 말보다는 "확인해 보고 알려드리겠습니다"처럼 정확한 말이 신뢰를 만듭니다.


✔ 듣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지는 반응

"많이 힘드셨겠어요"처럼 상대 감정을 받아주는 한마디가 대화의 온도를 바꿉니다.


✔ 긍정적인 언어 습관

"어렵습니다"보단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관계가 달라집니다.


✔ 표정과 시선, 제스처

눈을 맞추고 자연스럽게 웃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신뢰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 불필요한 말버릇 줄이기

"그냥", "뭐랄까", "아니 그러니까" 같은 말은 전달력을 흐립니다. 조금씩 줄여보면 말이 훨씬 또렷해집니다.


직장은 말로 일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는 ‘말투’에서 시작됩니다.


말은 지나가지만, 말투는 오래 남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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