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반쪽이 아니라 한쪽이었으므로.
반쪽. 하나를 둘로 쪼갠 것 가운데 하나.
연인이나 배우자를 지칭하는 표현 중 하나다. 때로는 반쪽이 아니라 일부분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반쪽의 모양을 누군가는 하트를 쪼갠 모양으로, 누군가는 구멍으로 생각하기도 하며, 그 모양과 크기는 생각 외로 다양하다. 그런데 그것보다… 정말 반쪽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식혜를 만나며 반쪽이 아니라 나 한쪽으로서의 연애를 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에 맞춰가는 게 아니라, 서로를 하나로써 받아들이는 과정이었다. 부단히 성장해 갔던 우리는 매일 모양이 변했다. 모양이 변할 때마다 내 모양에 상대를 바꿀 수도, 상대의 모양에 나를 맞출 수도 없었다. 그 과정은 부단히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나로써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에 안전과 안정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겨우 들어맞춘 반쪽이 떨어져 나가면 텅 비고 공허한 마음에 채워야 할 것만 같겠지만, 한쪽이 두 쪽이 되었다가 다시 한쪽이 되는 건 다르다. 내 한쪽이 두 쪽이 되었을 때, 그러니까 식혜의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했을 땐 세상을 네 개의 눈으로 보느라 매일이 다채로웠다. 또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경험하며, 삶이 더 풍부해졌었다. 그리고 다시 한쪽이 되었을 때, 아픔과 허전함을 겪으면서도 나는 나로서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나를 보게 되었다. 이전의 연애와 달랐다는 걸 이별하고서 더욱이 실감한다.
헤어지던 날 밤 산책을 하며 이별을 받아들였다. 지난 6월에 네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너의 감정과 상황과 결정 모두 존중하겠다고. 식혜는 그제야 안심하는 듯했다.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의 상황이 악화되어감에 따라 짜증이 늘었고,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들어갔다. 그걸 애써 외면해왔던 건 오직 나 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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