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그런 생각을 한 날이 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가능한 후회는 하지 않으려고 더 잘 살아야지, 더 굳세게 일어나야지 했던 이별이었음에도 어느 날엔가는 그런 말이 입 밖으로까지 튀어나왔다.
맨 처음 그런 생각이 스친 건 이별 후 7월에 출장을 다녀온 식혜의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을 때. 찌질하게도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럴 거면 왜 헤어졌지? 그래도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해진 표정을 보며 잘 한 거겠지. 싶었다.
잘 한 거겠지 하며 후회를 눌러 담는 동안 본가로 간 식혜는 그곳에서 점점 더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후회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빠르게 많은 상황이 호전되었다. 그때가 아마 8월 중순이던가. 대부분의 일들이 수습되었다. 차마 그에게 전하진 못 했지만, 그날은 입 밖으로 그 말이 새어나갔다.
- 우리 왜 헤어진거야?
회사에서 밀린 월급도 받아내고, 퇴직금도 받아내고, 실업급여 처리까지 잘 해결되어갔다. 여전히 식혜는 무슨 일을 해야 할지 헤매는 중이었지만,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천천히 그간 지친 마음들을 회복해갔다. 그러던 어느 날은 이전에 응시했던 일본어 시험에서 한 문제 차이로 떨어졌다. 와, 그럼 이제 정말.. 다음엔 붙겠는데? 근데 그럼 우리... 왜 헤어진거야?
그런 내 정신을 붙든 게 코인이었다.
- 난 아직 코인을 못 팔았어. 말복님이 팔라고 할 때가 최고점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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