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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잘 챙겨 먹었다. 냉동실에 간편식도 챙겨 두었고, 꼬박꼬박 그릇에 정갈히 내어 먹었다.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끼니를 잘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다짐이 무색하게 조금씩 무너졌다.
일단 아침부터 안 챙겨 먹기 시작했다. 처음엔 잠이 늘어서 늦게 일어나기 시작해서였는데, 나중엔 일찍 일어나도 안 챙겨 먹었다. 그러다 보니 점심이 첫 끼가 되어서 점심엔 요거트 같은 간단식을 먹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일찍부터 허기가 졌고, 저녁에는 먹고 싶은 걸 먹다 보면 떡볶이나 라면 등 인스턴트 혹은 대체식품들이었다. 혹은 점심을 잘 챙겨 먹고 저녁은 간단식으로 해결하기도 했다. 순서만 바뀌었을 뿐 하루 한 끼 정도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몸이 허약해졌다. 체중은 그렇게 많이 빠지지 않았는데 기운이 많이 빠졌고 금방 피곤해졌다. 그게 악순환이 돼서, 오늘은 잘 챙겨 먹어야지! 하고 한 끼 잘 챙겨 먹으면 피로감에 뻗었다. 뻗고 나면 그다음 끼니는 다시 대충 먹게 됐다. 하루에 잘 챙겨 먹는 식사가 점점 한 끼 정도로 줄어들었다.
지금 쓰면서야 몸이 안 좋아질 만했네 싶지만, 당시에는 내가 잘 챙겨 먹는다고 생각했다. 하루 한 끼 정도는 든든하게 잘 먹고 있고, 요거트같은 건강식도 먹고 있으니까 제법 풍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말이 나왔다.
- 요즘 왜 이렇게 피곤하지? 이제 너무 피곤해서 밥 차려 먹는 것도 귀찮아.
에너지 차원에서만 그렇다기보다는 아마 우울감도 상당했던 것 같다. 요즘 나는 내가 우울증과 우울감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막상 우울감이 상당했던 시기에는 이상하다.. 왜 이렇게 슬프지.. 왜 아직도 우울하지.. 그런 생각을 했었다.
- 그래도 잘 챙겨 먹어야 할 텐데..
식혜가 말했다.
- 간단히 차려먹을 수 있는 걸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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