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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콤 Dec 25. 2022

좋은 피드백을 위한 4가지 스킬

좋은 피드백에는 책임이 따른다.

바야흐로 피드백의 계절이다.

많은 스타트업에서 연말 회고로 팀원들끼리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우리 내면에는 때론 크고 작은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이게 다 우리를 위한 것이려니 하고 참고 견디지만, 이런 감정들은 피드백을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우리에게 높은 허들이 된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좋은 피드백을 주는 방법을 교육받은 적이 없다. 사실 피드백의 내용이 심각하고 부정적이어서보다는, 전달하는 방식이 서툴러서 얻게 되는 상처가 대부분이다. 상대방의 현재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거나, 상대방이 겪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조언하는 태도는 듣는 이에게 상처를 유발하기 쉽다. 이런 상처들은 피드백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게 한다. 스트레스와 자기 비하는 덤이다.


만약 말하는 이가 듣는 이의 상황과 입장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내용 자체에 중심을 두고 소통한다면, 피드백은 더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좋은 피드백은 컨닝 페이퍼처럼 우리를 더 빨리 성장할 수 있게 한다. 만약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좋은 피드백을 주고 싶다면,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가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피드백은 참 어렵고도 소중하다.




좋은 피드백은 뭘까?


좋은 피드백이란 무엇일까? 좋은 피드백은 문제가 잘 정의된 피드백이며, 듣고 나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안할 수 있는 피드백이다. 또, 듣는 이가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유발되어야 하며, 이 모든 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하는 논리와 설득력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게 궁극적으로 듣는 이의 성장을 위해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해서 피드백을 주면 안 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다음 조건들 중 적어도 하가는 포함이 되어야 피드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피드백을 듣는 이는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많은 관점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해석하고 삶에 적용하는 것은 어차피 듣는 이의 몫이기 때문에 , 네 조건 중 하나만 달성되라도 그걸로 충분하다. 하지만 만약 피드백을 주는 이가 듣는 이의 성장을 정말로 위한다면, 이 네 조건을 달성하는 것이 실제 성장을 위해 더 좋을 것이다.



1. 개선할 행동을 정의한다.

듣는 이의 어떤 행동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면 이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으면 상대방의 어떠어떠한 태도가 개선되었으면 하는지를 적어도 묘사할 수는 있어야 한다.


2. 개선을 위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한다

단순히 "이런 행동을 하지 말아 주세요!"로 끝나는 피드백보다, "이런 행동을 하지 말고 저렇게 행동해 주시면 좋겠어요!" 하는 피드백이 더 가치 있다. 상대방의 어떤 행동이 단순히 싫기 때문에 하지 말아 달라는 피드백보다, 더 나은 행동을 제시할 때 듣는 이가 피드백을 더 잘 납득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방향성 여러 개를 제시하면 더 좋기 때문이다. "A처럼 행동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B처럼 행동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C 행동이 가장 괜찮지만, 제가 생각해도 쉽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방향성을 제시하는 피드백은 말하는 이가 더 깊은 고민을 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듣는 이가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고마움을 느끼게 하기도 쉽다.


3. 설득될 수 있도록 설명한다.

만약 여러분이 듣는 이의 어떤 행동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을 잘 정의해 전달했더라도, 듣는 이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실천은 일어나지 않는다. 여러분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지난번에 A 상황에서 OO님이 이렇게 행동하신 일이 있었어요..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지만, 그전에 B 때도 비슷하게 저는 느꼈었거든요."처럼 이전에 있었던 일을 사례로 준비하면 좋다.


좋은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다면, 비슷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드는 것이 좋다. 다만 어지간해선 "나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는데-" 식으로 내가 겪은 일을 가지고 설득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너무 개인적인 의견처럼 느껴져서 거부감이 들기 때문이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나, 상대방과 여러분이 잘 아는 회사 사람들에 대한 예를 들고, 만약 적합한 사례가 없다면 그냥 논리적으로라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4. 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들의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빠른 개선을 위한 의지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어떤 상황에 대해서 매번 같은 실수를 한다고 해 보자. 이 실수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가 별로 크지 않으면, 우리는 이를 줄이려는 노력을 굳이 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가 크더라도,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개선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실수가 지금 당장, 어떤 문제를 유발하고 있거나 앞으로 큰 문제를 발생시키기 쉽다는 점을 충분히 설득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전달할 수 있다면 듣는 이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충분히 동기부여될 수 있다. 또는 성장을 위해서 이 점이 어떻게 방해가 되는지를 적극적으로 설득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동기부여가 잘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설득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개선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좋은 피드백이다.


좋은 피드백을 위한 길




좋은 피드백을 위한 4가지 조건


그냥 보통 수준의 피드백은 여기저기서 많이 들을 수 있지만, 진짜 좋은 피드백은 일생에서 몇 번 듣기 어렵다. 사실 이렇게 좋은 피드백을 듣기가 쉽지는 않은데, 왜일까? 그 이유는 말하는 이의 조건에 대해서 몇 가지가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피드백을 주는 사람에게도 자격이 필요한 셈이다. 물론 피드백을 받는 이가 심리적으로 열려 있고, 합당한 피드백일 때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깔려 있다는 점을 전제로 말하는 것이다.



1. 사람에 대한 많은 관심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에 대한 피드백을 줘야 하는 일이 느닷없이 생겼다고 해 보자. 그와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후루룩 떠오른다. 이 기억들 중에 진지한 피드백거리가 될 만한 일들이 얼마나 있을까? 만약 피드백거리가 있더라도, 그 기억들이 얼마만큼 사실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 그저 강렬해서 오래 남은 기억은 아닐까? 반복적으로 발생한 일이라면, 얼마나 그 일이 자주 반복됐을까?


좋은 피드백을 주기 위해서는 평소에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한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오늘따라 안색이 나쁠 수도 있고, 이상하게 갑자기 이번 스프린트의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런 미세한 차이들을 평소에 관찰하는 습관이 있을수록, 피드백을 주기 위해 스쳐 지나간 옛 기억들을 억지로 되짚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평소에 상대방에 대한 관찰을 통해 그에 대한 이해가 높고, 인상이나 장단점을 차곡차곡 머릿속에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피드백의 순간이 왔을 때 필요한 내용을 쥐어짜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해서 피드백을 줄 수 있다.


2. 상대방 직무에 대한 이해

듣는 이의 직무에 대한 전문성이 높을수록, 그가 처한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직무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의 조언은 수박 겉핥기식의 피상적인 이야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의 상황을 잘 이해하기 어려우면, 그들이 어떤 곤경에 처해있는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조언하기 어렵다. 특히 해당 직무의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충분할 때, 개선 방안도 쉽게 제안할 수 있기 때문에 직무에 대한 높은 이해는 좋은 해결책으로 이어지기 쉽다.


3. 감정을 섬세하게 다루는 능력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피드백을 주기 어렵다. 만약 피드백을 주는 여러분이, 업무 능력은 뛰어나지만 감정에 민감하지 않은 딱딱한 원칙주의자라면, 합리적인 피드백은 줄 수 있을지언정 좋은 피드백을 주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피드백은 대부분의 경우 강렬한 감정을 유발한다. 피드백이 좋게 받아들여지면, 듣는 이는 몹시 감동하거나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반면 피드백이 나쁘게 받아들여질 때에는 분노나 억울함,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감정을 배제하고 전달하려고 하더라도, 피드백은 어떤 감정을 항상 유발한다. 때문에 감정이라는 것 자체를 잘 이해하고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듣는 이의 감정 상태에 맞게 최대한 유연하게 피드백을 줄 수 있다. 그런 피드백만이 말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천까지 연결되는 피드백이 될 가능성이 높다.


4. 미려한 언어 구사 능력

아무리 좋은 의도가 있고, 피드백이 좋은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전달하는 말의 그릇이 내용에 적합하지 않으면 내용은 전달되지 않는다.


사람마다 편안해하는 단어나 어조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때문에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른 전달 방식을 취할 수 있으면 좋다. 가끔 듣는 이가 이러한 섬세한 고려를 알아차릴 때가 있다. 그러면 듣는 이는 자신이 더 잘 케어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말하는 이의 피드백 실력을 높게 평가하게 된다.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것이다.


반면 상대방이 듣기 거북할 내용은 자극적이지 않게 말하되, 중요한 부분에서는 피치를 높여서 강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말의 내용을 조였다 풀었다 하며 유발되는 의미적 리듬감이 상대방에게 우리가 말하는 내용을 더 나은 이해할 수 있게 돕고, 사람 대 사람으로 배려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피드백에는 책임이 따른다


기본적으로 피드백은 성장을 위한 지침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피드백을 줄 때에는 적어도 어떤 점이 문제였고, 왜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가 완벽하진 않더라도 제시되어야 한다. 충분한 근거가 주어지지 않은 개인의 감상적인 피드백의 경우, 이를 가치 있는 피드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피드백이라는 영어 단어는 여러 가지로 번역될 수 있겠지만, 크게 듣는 이의 성장을 위한 재료를 떠먹여 준다는 느낌으로 생각하면 잘 맞을 것 같다. 상대방에게 무언가 좋은 것을 떠먹여 주고 싶어질 때는 언제일까? 바로 상대방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있을 때이다. 그렇지 않으면 피드백은 단순한 감정을 표출하는 도구로 소비되는 데 그치게 된다.


피드백이란... 성장을 위해 떠멕여주는 것.


오래전에 희한한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다.

팀 내부적으로 이메일을 이용해 익명의 상호평가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다. 진심으로 상대방의 성장을 위해 조언을 나누자는 취지였다. 정말 많은 좋은 피드백이 많았는데, 나의 전문성, 동료를 대하는 태도,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힘이 났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중 한 메일에서, "스스로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업무를 다른 동료에게 떠맡기고, 책임을 전가한다."는 한 줄짜리 짧은 피드백을 받았던 것은 예외였다.


당시 나는 회사의 요청으로 기존보다 더 넓은 영역을 담당하는 새로운 직무로 막 업무 영역을 확장한 상태였다. 그래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 스킬들에 있어 나와 같은 포지션인 A라는 동료와 협업하며 배워나가고 있었으므로, 만약 누군가 불만을 가진다면 A가 되어야 했다. 피드백을 주는 과정에서 이메일을 보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게 어느 정도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작은 팀이었기 때문에 사실은 문체나 내용으로 누가 보냈는지 유추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메일을 보낸 사람은 동료 A가 아닌 제3의 인물이었다.


아쉬웠던 점은, 이 피드백이 참 무책임하게 내게 전달되었다는 점이었다. 만약 실제로 피드백을 준 사람이 내가 이 문제를 꼭 개선하길 바랐다면,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문제점이나 상황, 개선방안 등을 제시해 주었어야 했다.


만약 내가 실제로 업무를 전가하거나 미루는 문제가 있었다면, 당연히 이는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때문에 이것이 사실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내게 말을 해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1on1과 상호 피드백을 통틀어 회사 그 어디에서도 내가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고, 나는 실제로 내가 이러한 문제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이로 인해 사람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마치 마술처럼,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어떤 막대기가 스르륵 나타나 내 머리를 콩 쥐어박고 다시 온 대로 사라진 것 같았다.


이건 무슨 kind of 피드백이죠..?


만약 우리가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주게 된다면, 그러한 피드백을 했다는 사실로 인해 아주 조금의 책임이 생기는 셈이다. 듣는 이가 피드백을 신뢰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최소한의 책임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뭐 하러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주겠는가?




피드백을 못 받아먹는 사람은,

피드백을 잘 주지도 못한다


피망도 먹어야지!


반찬 투정하는 어린애가 좋아하는 메뉴만 골라 먹는 것처럼, 마음에 드는 피드백만 취사선택하는 사람은 성장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다음 세 가지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1) 애초부터 피드백을 듣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2) 피드백을 듣는다. 하지만 깊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3) 피드백에 열려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피드백을 들을 때는 계속해서 변명한다.


사실 1번 같은 사람은 회사에 거의 없다. 대체로 2번 혹은 3번의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무엇이 좋고 나쁜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도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잘 분별하지 못한다. 당연하게도 이들이 남에게 주는 피드백은 그다지 영양가가 없고, 사실은 딱히 피드백을 주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만약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우리 자신부터도 피드백에 열려있는 성숙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부터라도 피드백은 골고루 듣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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