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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lee Jan 12. 2020

브런치, 나와 안 맞나?

힐링 글쓰기

SNS 상의 글쓰기라는 것이 일반 오프라인이나 기존의 글쓰기 문법과 얼마나 다를까 싶었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다르긴 다르다.


브런치 독자들과 내가 연령대의 갭이 크게 느껴진다. 내가 쓰는 글 중 많은 글들이 브런치 독자들에게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 아마 연령대가 달라서일 듯싶다.  


유난히 오늘 연령에 꽂힌 이유가 있다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에이지즘(Ageism)이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특히 sns 상에서 왠지 내가 에이지즘에 뭔가 차별을 받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비교적 내 나이 또래에 비해 일찍부터 컴퓨터를 사용해 일해왔고 대학교 다닐 때에도 타자를 이용해 리포트를 제출할 만큼 얼리 어답터(?)까지는 아니지만 내 연령대 다른 이들에 비해 앞서서 살아왔다고 생각해왔다. 요즘은 아예 손으로 글을 쓰면 글이 써지지 않는 단계에까지 도달해, 글쓰기가 사실 뇌의 활동 영역이 아니라 손가락 활동의 영역이 아니었나 싶어 질 정도다.


한국에 돌아와서 다양한 sns 상의 응모나 크리에이터 콘퍼런스 등에 참석하겠다고 신청을 하면 모조리 다 떨어지고 있다. 맨 처음 한 두 번은 그럴 수 있지... 이러던 것이 최근엔 좀 맘이 꽁해지고 있다.

내 연령대 사람들은 이런 걸 신청 안 하는데 50대 중반을 넘긴 사람이 신청하니 뭔가 접수받고 걸러내는 사람들이 불편해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카카오 크리에이터 강연회도 신청했는데 안된단다.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그라폴리오의 사진 응모전도 떨어졌다.

이러다 보니 브런치가 신청하라는 노들카페도 또 안될 것 같아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너무 까탈스럽게 확대 해석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나이 들어감을 무슨 죄짓는 것처럼 여기는 것도 이런 의혹에 불을 붙이고 있다.


누구보다 품격 있게 멋스럽게 그렇게 나이 들어가면서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었는데 시니어 문턱을 넘기도 전에 내 바람이 꽤 이루기 힘든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브런치, 너 정말 나와 안 맞는 것이냐?


브런치 북에 응모하고 떨어진 것까지는 그래도 이해할만하다. 워낙 응모자도 많았으니까...

그래도 브런치만큼은 응모자 개인 이메일로 이러쿵저러쿵 약간의 응원과 격려를 보낼 줄 알았다.


'응모해주심에 감사합니다. 귀하의 소중한 원고는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

다만 이번 기회에는 선택이 되지 못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글쓰기에 정진하여

다음 기회에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함께 기원하겠습니다.'


내가 너무 큰 것을 바랐을까?

세세한 것 하나 배려해주고 존중해주는 것. 작은 것의 남다름이 결국 큰 차이를 이뤄낸다.


올해엔 이런 째째한 느낌 안 가질 수 있게 좋은 소식만 팡팡 들려왔으면 좋겠다.

내 브런치 독자들과 브런치에 글을 쓰는 모든 분들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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