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오는 것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글로 나온다
동시
우리는
눈꽃이 내려요
온 마을은 조용한 겨울잠에 들지요
우리도 조용히 잠에 들어요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지요
우리가 쑥쑥 자랄 힘을 모은다는 사실은
따뜻한 봄바람 옷을 입어요
빗방울 모자를 머리에 쓰지요
햇살이 조용히 이불을 걷어요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지요
우리가 조금씩 기지개를 켠다는 사실은
뜨거운 태양은 맛있는 밥이에요
가마솥보다 뜨거운 열도 아랑곳 않고요
온 몸을 때리는 소나기도 끄떡없어요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지요
우리가 이렇게 강하게 자랐다는 사실은
파아란 하늘이 점점 높아져요
시원한 바람이 온 몸을 간질어요
때론 모진 태풍에 흔들려도 잘 이겨내지요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지요
우리도 이제 씨앗을 남길 때가 되었다는 사실은
이제는 모두가 알지요
우리가 이렇게 잘 자란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