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쏘시개

by 말글손

불쏘시개

낙엽이 진단다

아니다

여전히 생명의 수분을 머금고 한 줄 희망의 끈을 잡고 있다

아직은 뿌리를 거쳐 올라 줄기를 타고 올라 희미한 생명이다

낙엽이 진다는 말은 어쩌면

어쩌면

어차피 다가올 한 숨의 끝을 미리 아쉬워할 뿐이다

낙엽이 졌단다

그렇다

그렇게 쉬이 끊어져 버린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이별을 고했다

아직도 하지 못한 말이 동맥을 타고 오르지만 입은 굳었다

낙엽이 졌다는 말은 어쩌면

어쩌면

어차피 다가온 한 숨의 끝을 진작 알고 있었음이다

떨어질, 떨어지는, 그리고 떨어진 그 파란 생명의

끝.

바싹 마른 생명, 불쏘시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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