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세코 선물박람회를 후다닥 돌아보면서
2016년을 마무리하는 12월 17일 토요일 오전, 전날 과음으로 피곤했을까? 아이들을 데리고 초록기자단 수료식으로 향하는 길이 수월치 않았다. 아이들에게 아침도 먹이지 못하고, 급하게 길을 나선다. 아들 둘과 다른 친구 세 명을 차에 태워 창원 세코로 향하였다. 초록기자단 수료식장에 아이들을 들여 보내고, 나는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선물박람회를 한다고 하길래, 연말 연시에 어떤 선물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까 궁금했다.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못해 급하게 둘러본다곤 했지만, 그래도 볼 건 다 본 듯 하다.
선물가게에 들어서는 마음이 설레였던 적이 언제였던가? 순수하다고 믿었던 10대 시절, 선물가게에 들러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로 뭐가 좋을까? 한참을 고민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이젠 뭐 선물이라고 해도 그리 좋은 느낌이 별로 없는 것은 왜일까? 역시 선물은 현금이란 말이 참 마음에 와 닿는 요즘이다.
선물 : 네이버 통합검색
국어사전 선물 (先物) [선물] 다른 뜻(3건) [명사] 장래의 일정한 시기에 현품을 넘겨준다는 조건으로 매매 계약을 하는 거래 종목.
영어사전 선물 (膳物) 다른 뜻(1건) 예문보기학습정보 present, gift, give a present[gift]
어학사전 선물에 대한 검색결과 한자(2건), 일본어(2건), 중국어(2건), 프랑스어(3건), 스페인어(3건), 베트남어(2건), 러시아어(2건), 몽골어(1건), 인도네시아어(2건), 포르투갈어(1건), 캄보디아어(1건), 우즈베크어(1건), 태국어(2건), 아랍어(1건), 네덜란드어(2건), 이탈리아어(2건), 헝가리어(1건), 힌디어(1건), 터키어(1건), 스웨덴어(2건) 펼치기
네이버 사전에 보니 이렇게 선물에 대한 정의가 주욱 펼쳐진다. 거래 종목의 일환이라는 선물과 선의의 물건이란 의미의 선물도 눈에 띈다. 그런데 거래 종목의 일환이란 말이 더 가슴에 와 닿는 것도 문제인가? 아니면, 그렇게 현실에 적응했다는 것인가?
몇 해 전, 어머님과 장모님께 이런 비누 꽃을 어버이 날에 선물한 적이 있다. 두 분의 반응이 사뭇 다르다. 장모님은 좋다고 하시면서 기분좋게 받으시고, 어머님은 좋은 말은 없으나 좋아하시는 듯 했다. 아니 어쩌면 서운해하지 않았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내겐 필요없는 물건도 선물이라고 하면 기분이 참 좋았다. 지금은 내게 필요없는 물건은 그냥 그런 물건으로 전락된 것은 나만의 문제인가? 남자들의 문제인가? 아니면 핏줄의 문제인가?
때론 한 잔 술 사준다는 친구가 더 반갑다. 심심해서 전화했다는 친구의 말이 더 고맙다. 특별한 날이 되어도 선물을 별로 받아보지 못한 나였기에 - 요즘은 두 아들을 키워서 그런지 딸들이 선물해준다는 그런 선물은 구경하기 힘들다. 아내가 해주는, 가끔 처가에서 주는 선물, 뭐 그런 -그냥 선물이란 그저 그런 것으로 남아 있어 그런가 보다. 잠시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철없이 까불고 돌아다니던 시절에는 참 선물을 많이 받았나 보다. 갑자기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과 재미로 했던 선물팅이 기억난다. 덕분에 꽤 착한 여자친구도 만났던 기억이 나고. 한 때는 모 여고에 인기 방영되는 철부지 머시마로 기억되기도 했다.
선물팅에 대한 기억도 새록새록 나는 것을 보니 -벌써 이 십년 하고 몇 년이 더 흘렀는데도- 역시 선물이란 생각지도 못한 행복을 주기도 한다.
시골 농사 짓고, 농작물을 이웃과 나눌 때도 기분 좋다. 그냥 지나가다 "커피 한 잔 하고 가지?"하는 이웃 누님의 말도 좋은 선물이다.
선물이 아닌 것이 없다. 선물 박람회에 들러 그런 선물이 어디 없나 곰곰히 둘러봤다. 그런 선물이 꽤 눈에 보이기도 하고, 꽤 눈에 보이지 않기도 했다. 생각의 교차가 순간순간 일어났다. 이런 선물도 참 좋겠다. 그런데 이게 선물이 되나? 온갖 잡념이 머리 속을 헤집고 달음박질하고 있다.
금액의 고저는 별로 가치를 누리지 못하는 시대인 듯 하다. 물론 명품백이 인기를 끌고, 명품이 고가를 고가다리처럼 달려가지만, 저가는 저가 나름의 행복을 준다.
별별 선물들도 사람의 마음을 다 잡는다. 다양성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선물 하나에도 사람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하니, 참 재미있는 녀석임에 틀림없다.
주방에서 칼 좀 놀린 나다보니 이런 것도 좋다. 마음에 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물은 내가 필요할 때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별 게 있나 하지만, 별 게 없다.
몸에 좋다는 것도 좋은 선물이다. 몸에 좋지 않다는 것도 좋은 선물이다. 주는 사람의 마음과 받는 사람의 마음이 서로 엇비슷하다면 어떤 것이던 좋지 않을까? 그래서 선물은 거래 종목이다.
인간사가 거래의 일환이라면, 주고 받는 선물 역시 인간사의 거래 종목이다. 제 아무리 좋은 마음이라도 받아들이는 이의 마음이 그렇게 자유롭지 못하다면, 모든 것은 거래다. 그래서 사람도 거래다. 아니다. 꼭 그렇지도 않다. 가만히 나를 돌아보면 나 역시 그렇게 거래 종목의 일환이 된다면 정말 짜증난다. 참고로 난 거래 종목이지만 거래 종목이 아니다. 모든 것은 내가 선택할 따름이다.
원목이 마음에 든다. 그게 무엇으로 변할지언정 내겐 멋진 나무로 남는다. 역시 사람의 손재간은 대단하다. 생명이 살아난다.
선물! 여러분에게 선물은 어떤 의미입니까?
까만 고무신 신고 놀러 다니던 그 시절, 저렇게 철부지 마냥 웃고 있던 아이 시절에 진짜로 행복했고, 진짜로 무념이었던 시절에는 그 어떤 것도 멋진 선물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