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소중함을 어른에게서 배우다 - 성현 스님
법명이 성현, 성현 스님으로 불리는 친구가 있다.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갑자기 삶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그 친구의 말을 빌려 몇 자만 적고자 한다.
"니는 와 할매들이 오래 살고 싶어하는지 아나?"
"와?"
"80넘은 할매, 할배들은 일제 강점기도 겪었제? 한국전쟁도 겪었제? 그리 못 살던 시절을 살았으니까, 요즘은 어려운 것도 아닌거지. 어른들이 우리보다 훨씬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제? 죽을 거 같이 힘든 시절을 살았는데 요새처럼 이리 좋은 세상 와 못 살것노? 하는기다."
"맞네. 우리는 부모 덕에 고생을 그만큼 안 했고, 요즘 아이들은 우리보다 고생을 더 안했으니 삶의 쓴 맛도 모른체 조금만 힘들면 죽겠다 죽겠단 하는건가?"
"그렇다 봐야제. 진짜로 너거 엄마도 다리 아푸다 사면서도 작대기 한 개 짚고 내보다 빨리 밭고랑 논두렁을 뛰어 댕긴다. 그게 진짜로 살아본 사람들이 하는 기다."
"그렇지. 진짜로 우리는 잽이 안되제."
"요즘 젊은 친구들도 80넘은 어른매끼로 힘들게 살아봤으면, 삶이 얼매나 중한 지 알지. 쉽게 죽는다는 말도 안하지. 아니 못하지. 얼마나 살고 싶은지. 그리고 요새 어려운게 어려운 건지 생각해 봐야 된다."
그랬다. 아니 한 잔 술에 취해서 하는 말은 아니었다. 친구와 주고 받은 그 말은 진짜였다.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잊고, 아니 생각지 않으려 했다. 진짜로 어려움을 겪어보면, 그러니 <못 살아 봤기에 더 살고 싶다>는 말, <못 살아 봤기에 이렇게 좋은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 어렵다>고 하는 말이 참으로 택도 없다는 생각을 남겼다.
우리는 얼마나 <못 살아 봤는가?>
나는 얼마나 <힘들게 살아 봤는가?>
그러기에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삶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나는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 삶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하는가? 깊은 고민에 빠지는 주말 오후다. 어제 마신 한 잔 술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