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남아도 마음은 사라진다
지나간 시간을 그리고 사건을 기억하는 이는 많다. 그 순간 마음에 떠오른 느낌과 뇌리를 스친 생각은 어떨까?
나같은 경우 지나간 일은 제법 잘 기억하는 편인데 그 순간의 나를 다시 떠올리지 못하는 병이 있다. 병이라 해도 맞을 듯하다.
평소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모방을 통해 늘 새로운 아이디어와 말을 만들어내야 스스로 만족한다. 하루가 그렇게 흘러가기에 그러지 못한 날은 왠지 놀다가 지난 듯한 기분이다. 사실 놀다보면 더 좋은 생각이 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20170405 식목일
아침부터 서둘러야한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도 내 일 준비하려면 바쁘다. 어머니 아침도 간단히 차려드리고 후다닥 씻는다.
몇 없는 옷걸이를 보며 뭘 입을까 고민한다.우습다. 아무거나 입어도 비슷하다. 그래도 일이 몇 건 되니 좀 신경써야한다고 자위한다.
비가 올 듯 하다. 교육청에 들러 내일 강의를 위한 준비물을 수령한다. 별 필요도 없지만 그래도 줘라 했으니 받아야지. 담당 공무원과 잠시 수다를 나누고 나오는 길에 장학사를 만났다.
어?내일이제?
네. 낼 2십니더.
알았다.내 가보끼다.
네. 낼 뵈입시데이.
어차피 다른 조직이라 그냥 둘이 있으면 형님동생이다. 이런 관계 아주 좋아한다.
사람 사는 맛이 나지 않는가?
비가 우다닥 뛰어온다. 하필 내 나오는데 비고? 차에 앉아 오늘 강의갈 곳으로 핸들을 돌린다. 비가 이리 오면 사람들이 많이 오겠나? 뭐 안오면 쏙닥하니 하지 뭐. 하는 안일한 생각이 든다.
복지관에서 대장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을 보내다 복지관 구경을 했다.
반촌이지만 살기 좋은 곳이다.
강의장에 들어가니 꽤 많은 분들이 오셨다. 20대에서 60대까지 많은 분들이 독서에 관한 나의 얘기를 들어주러 오셨다.
한 시간 강의가 삼십분이나 지났다.
독서법이라 특별한 뭔가가 있는 건 아니다. 모두가 알지만 깜빡한 걸 되짚어 드렸다.
-누가 뭘 왜 어떻게 -
인생 이거 밖에 없더라고 말한다.
끝까지 참여하며 함께 대화로 풀어가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나 보다.
끝나고도 개인적인 질문에 답하느라 삼십분을 더 투자했다?.
즐거운 시간임에 틀림없다.
대장과 청국장 한 그릇하니 대장이 낼라하는 거 억지로 내가 냈다.
대장은 이제 서른 초반인데 멋지다. 배울 점이 많은 청춘이다. 나도 청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