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세상은 전문가란 편협한 사람으로 돌아간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전문가란 말이 너무 흔해 빠진 세상이 되었다. 나 역시 고등학교 때로 기억하지만, 저 Speciallist란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뛰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영화로 기억이 나는데, 아마 실베스타 스탤론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제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영화에 푹 빠진 적도 있었다.
전문가란 말이 참 마음에 와 닿는 순간들이 계속 되었다. 그렇게 세월을 마구잡이로 잡아먹고 이제 인생의 절반 즈음, - 세상이 변해 내가 언제 죽을 지도 예상도 할 수 없는 시절이긴 하지만, 한 백 오십까지는 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다시 돌아보면 우리 삶은 전문가라 하기엔 너무 억울한 면이 많다.
이제는 전문가란 말에 반발심부터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세상이 돌아가는 구조가 그러하기 때문일 것인데, 우리는 전문가란 그 이름에 혹해 정작 자신의 마음마저 잃어가는 듯 하다. 어떤 전문가의 말에는 신뢰성이 있으며, 단순히 삶의 통찰을 깨달은 이에겐 그저 그런 얄궂은 믿음만 던질 뿐이다. 나는 오랫동안 학원을 했다. 처음 학원이란 곳을 접할 땐, 입시 학원이라 해서 전과목을 열심히 가르치는 학원들이 흥망성쇠했다. 그러다 입시학원은 어느새 영어 전문학원, 수학전문학원으로 나누어지기 시작했다.
전문이란 말이 나오기 시작한 원인을 알아보면 좋겠다. 앞에서 말한 학원을 예로 보자면, 입시학원은 선생을 구하기도 힘들었고, 선생을 관리하기도 힘들었다. 과목 시간을 짜기도 힘들었으며, 시간대비 수익이 그리 크지 않은 구조였다. 결국은 한 반에 꽤 많은 아이들, 심지어는 학교의 한 반보다 훨씬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을 해야 하는 구조였다. -나의 어렴풋한 기억에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친구들이 방학 특강 다니면 한 두어번 친구를 꼬셔 술마시자고 학원에 가면 교실은 난장판이었다. 흡사 요즘 성인들이 득실대는 토익학원처럼 복도에서부터 강의실 자리를 잡기 위해 줄을 서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기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함수를 배우고, to 부정사를 쌔가 빠지라 외우는 불쌍한 아이들이 천지였다. 다들 병신처럼 보이기도 했다. - 그래도 한 반에 최소한 20여명은 데리고 있어야 원장이 돈을 좀 버는 구조였다. 물론 한 반에 10명만 제대로 돌아가도 원장은 돈을 벌었다. 강사 월급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새 강사들이 보기에 원장들이 떼돈을 버는 듯 보이나-물론 떼돈을 버는 원장들이 많았다, 손주은 원장의 이야기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요즘은 장학재단은 만들었다고 하던데 음...... 차라리 내게 투자를 하면 내가 멋진 보상 아이템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데-그들이 나와서 우후죽순 학원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거의 2000년 초반에서 2005년 전후 시절이었던 것 같다. 정말 많았다. 그리고 그 이후는 더욱 치열해졌다. 결국 학원은 강사문제와 수입문제로 전문분야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의사들의 세계도 마찬가지라 본다. 예전에는 인간의 몸을 전체적으로 돌보는 일이라면, 이제는 인간의 특정 부위만 가지고 장난을 친다. 그래서 특정 부위가 몇 곳이 안 좋으면 이 과를 가고 저 과를 돌면서 각 과에서 요구하는 약제를 드셔야 하는 문제점이 생기고 어떤 약은 동시에 먹으면 안되는 지랄같은 일들이 벌어지게 되었다.
물론 의사들은 각 과별로 진찰을 하고, 약을 처방하고, 몸둥아리를 건드려야 돈이 된다. 건강보험에서 지급받는 돈도 각 항목별로 친절하게 신청하면 돈도 되니 그렇게 흘러가는 듯 하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인간 교육의 근본은 초등학교이다. 이 역시 나의 편견일지도 모른다. 인간 교육의 근본은 시작점이 없지만 통상 그렇게 구분을 하고자 한다. 초등학교 교사는 전 분야를 제대로 하는 그리고 인간의 본성, 인성에 대하여 깊은 성찰을 하며 교육을 행하는 사람들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그 잘난 대학교와 대학원에 가면 갈수록 편협한 좁고 좁은 그 하나의 세상에 빠져 사람을 멍청이로 만들곤 한다. 그러면서 사회에 나가 필요한 인간이 되라고 하는데 사회는 초등학생처럼 다방면에 자유로운 사상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니 어찌 상급 교육과 맞물려 들어갈 것인가? 썩어빠진 교육제도나 바꾸면 좋겠다.
술 마시고 글을 쓰다보니 엉망진창이고, 아이들이 공부하러 와서 그만 적어야겠다. 다음에 기억나면 쓸 것이고 아니며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