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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손 Aug 08. 2017

기억을 쓰다

아버지의 모습에서 나를 찾는 길

내 어린 시절의 꿈     

운전사

         - 장진석     

아버지는 멋진 지게 운전사였지요. 논두렁 밭두렁 사잇길도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아버지는 최고의 지게 운전사였어요. 다리가 아프다며 어리광 부리는 아들 태우고 개구리 우는 들판을 잘도 달렸지요.    

  

아버지는 최고의 리어카 운전사였지요. 오르막 내리막 사잇길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아버지는 최고의 리어카 운전사였어요. 나락 가마니도 달랑 싣고 붉게 물든 노을길을 잘도 달렸지요.     


아버지는 제일 못난 운전사였지요. 지게도 잘 지고, 리어카도 잘 몰지만, 인생길 즐겁게 살아가는 법을 하나도 몰랐어요. 그저 자식들 앞길만 바라본 아버지는 세상에서 제일 못난 운전사였어요.     


아버지처럼 멋진 지게 운전사, 최고의 리어카 운전사가 되고 싶었어요. 이제는 지게도 메지 않고 리어카도 몰지 않는 좋은 세상 살아가면서도, 여전히 아버지처럼 인생길을 우둔하게 살아가는 또 다른 아버지가 되었어요. 


아버지가 되면 못난 인생 운전사가 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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