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일은 마케팅에서 시작해서 마케팅으로 끝난다
2018년 3월 9일 금용일 영업 일지
(나는 2018년부터 학생들의 성격, 진로, 학습전략 등 학교 표준화 검사를 제공하고 사후 프로그램도 부가서비스로 제공하는 <학지사 심리검사연구소 인싸이트>의 창원지사를 맡고 있다. 향후 나는 경남의 모든 학생들을 위한 최고의 심리검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나의 신념의 일부이기도 하다.)
매일은 할 수 없겠지만 짬짬이 영업 일지를 쓰기로 했다.
일도 일이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소소한 메모 정도로 생각한다.
우선 지난밤은 잠을 자지 못했다. 어제 늦잠을 잔 덕분이기도 하지만, 뭔가 새로운 오늘에 약간의 긴장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4시경에 잠시 잠들었다 7시 알람 소리에 깼다. 중요한 약속이 있어 한 시간 더 잠을 잤다.
비비크림이 좀 더 잘 먹기를 바라면서.
후딱 정신 차리고 일어나, 집 근처 학교부터 영업을 하기로 했다. 점심 약속과 오후 3시 약속 중간에 몇 곳을 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10:00 합성초 방문. 교장실 문은 열려있었는데 선생님은 안 계셨다. 장모님 된장 배달을 몇 번 갔던 곳이라 친숙했지만, 교장 선생님이 날 기억할리는 없다.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최대한 나의 인맥을 사용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냥 무식한 영업 방침을 지키기로 했다. 홍보 책자만 책상 위에 고이 모셔두고 왔다. 메모라도 하고 올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나오는 길에 인맥을 쓸까 하는 마음이 휙 스쳤다. 참, 부끄러운 나의 모습이다. 장, 위원, 협회 등등 가지고 있는 껍데기 명함이 수십 개가 되지만, 영 써먹을만한 게 없다. 아니, 부끄럽다. 다시 초심.
10:20 석전초 방문. 교감선생님과 잠시 만나서 안내만 드렸다. 담당 선생님께 전달하시겠다고 한다. 듬직한 교감선생님을 보니 애들도 학교 잘 다니겠다는 생각이 든다.
10:30 북성초. 행정실에 들리니 교장 선생님은 출장 중이란다. 살짝 물든 머리칼의 단발, 그리고 안경 너머로 나를 바라보던 행정실 선생님의 눈길. 힘 없이 돌아 나오면서 드는 생각. 왜 교감 선생님을 만날 생각은 못했을까? 열아홉부터 십 년을 넘게 영업을 하고도, 그리고 그 후로도 몇 년을 영업을 하면서도 이런 용기와 패기와 당당함이 없다니... 에구...
집을 나오며 차문을 닫을 때는 오늘도 멋지게 당당하게 나의 상품을 소개하고 '나'라는 존재를 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장에 도착하면 막상 차문을 여는 것이 망설여진다.
10:50 마산 동중. 쉬는 시간이다. 진로부장 선생님을 뵈러 갔으나, 아무도 계시지 않았다. 교감 선생님이 친절하게 위클래스 상담 선생님께 안내해주면서 말해 보라고 했다. 선생님은 이미 계획은 잡혀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디에서 검사를 실시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런. 조금 더 일찍 방문을 했어야 했거늘. 인생의 타이밍은 잘 비껴간다. 실망. 실망은 희망을 잃어서가 아니라 당장의 결과에 집착한 이유로 생긴다. 천천히 가도 바로 가고 돌아가도 지치지 말고 가다가 지치면 쉬어 가면 된다.
11:25 회원초. 행정실에 들러 이유를 말하고 교장 선생님을 뵙고 싶다고 하니 친절히 안내해주신다. 학교도 많이 변해간다는 생각이다. 조금은 편하다. 최소한의 문전박대는 사라졌으니. 굳이 약속이 없어도 말이다. 여 교장선생님의 말솜씨가 나긋하다. 어디가 편찮아 보이기도 하고 타고난 천성처럼 보이기도 했다. 모든 학교가 상명하복의 분위기는 사라져 가는 듯하다. 하의상달도 충분한 여건이 된 듯하다.
그런데도 차에 앉으니 '내가 왜 이러고 있나?'라는 잡념이 든다.
12:00 마산****모임에 갔다. 밥을 먹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영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약속은 약속인데 시간이 잘 안 맞네... 13:00분에 중리에서 새 책 연구하느라 사람 만나기로 했는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1시 20분에 나왔다. 내가 나올 때까지 밥이 나오지 않았다. ㅋㅋㅋㅋ
1:40. 전 영어 선생과 만나 영어 책을 쓰자는 제안을 했다. 동참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나 더 해보기로 마음먹는다.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난 하루를 48시간으로 사는 법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기록하는 것이라 믿는다. 바쁘게 사는 것이 하루를 두 번 사는 법이 아니다.
3:00 광려중. 선생님과 사전에 약속이 되었던 터라 무리 없이 업무 진행. 그런데 한 학년이 무료로 지원한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적자다. 그래도 난 하겠다고 했다. 지금의 적자가 앞으로의 작은 종잣돈이 될 것이라 믿는다.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이런저런 대화로 더 나은 협상을 위해 노력했다. 거래는 좋았다. 이제 주문하면 된다.
3:30 전안초. 광려중에 바로 붙은 학교라 바로 들림. 역시 행정실에 가서 말씀드리니, 교감선생님을 만나보라 하신다. 교감선생님께 책자와 안내장을 드렸다. 역시나 담당 선생님께 잘 전해드리겠다고 한다. 난 생각한다. 그래, 나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이라면, 달리 했을 수도 있겠지만.
3:50 합포여중. 담당부장 선생님을 뵈었다. 사전에 우편으로 보낸 책자와 안내장이 책상 위에 있었다. 그러더니 딱 알아보셨다. 음..... 필요하면 연락하겠다고 했다. 그렇다. 이제 시작이다.
첫 술은 맛을 보는 시작이며 배는 부르지 않다고 했다. 첫 만남도 그러하다.
도서관에 돌아와 아이들 수업을 좀 봐주고, 난 또 다른 강의를 위한 준비.....
공부와 배움은 자발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