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없지만, 나만의 하루 일기는 기억을 감정이 왜곡할까 두려워서
지난밤 아내와 맥주 한 잔 마신 게 탈이었나? 아침이 힘들다. 아이들의 등교 모습을 보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오늘의 일을 시작하려 하지만, 머리가 아팠다. 온종일 왼쪽 편두통에 시달렸다.
10:00 마산*고. 행정실에 들러, 진로부장 선생님을 뵙고 싶다고 했다. 친절한 안내에 좋은 기운 받아 4층으로 씽씽. 선생님을 뵙고, 홍보차 온 얘기를 하니, 벌써 다른 곳에 신청을 하셨단다. 이런!
학교 표준화 검사야 말로 우리나라 최고의 심리 전문 출판사 학지사와 인싸이트 심리검사연구소 아닌가? 혹시 모르고 계셨는가? ^^ 그렇다면 표준화 검사는 다음에 하셔도 좋다고 말씀드리고 가볍게 안내를 드렸다. 그랬더니 나의 프로필을 보시고는 오, 맘에 드는데요? 하며 기분 좋은 대답에 나 역시 기분이 좋았다. 머리는 아팠으나, 마음은 좋았다. 간사한 인간의 마음이라.
나오는 길에 아시는 선생님을 복도에서 만났다. 인사를 드리니, 기어이 다시 한번 소개해주겠다며 안내해 주신다. 역시 세상은 좁다. 그래서 잘 해야 하나보다.
10:20 마산*앙중학교 학교에서 우연이 교감? 선생님으로 뵈는 분을 뵙고 자초지종을 말씀드림. 행정실에 들러 말하고 선생님께 가보라 하신다. 음! 역시 괜찮은 느낌. 행정실 교직원도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니 오늘도 대박이라. 하고 믿는다. 4층 상담실에 가니, 선생님께서 자료를 주시면 된다고 하신다. 음... 세상 일이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과정이 결과를 이끄는 법. 꿋꿋이 다음 학교로 출발.
10:30 마산 양*중학교. 아들이 다니는 학교라 사실 조금 음... 망설여짐. 그런데 아버지가 당당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이 역시 자랑스럽지 못하겠지. 그냥 가자. 아무 생각을 말자. 부딪혀야 깨지든 넘어지든 답이 나오겠지. 행정실 교직원이 그리 친절하진 않은 듯 하지만, 아마 자신들의 업무가 바쁜 관계일 것이다. 나도 그러지 않은가? 2층 교무실에 가니 선생님은 부재중. 자리에 곱게 홍보 책자만 올려두고 왔다.
10:50. 마산 *덕여자중학교. 역시 행정실 먼저, 그다음 교무실에 가서 제일 먼저 뵌 분께 진로부장 선생님을 뵙고 싶다고 하니 친절하게 안내해주신다. 역시 좋은 기분. 헉, 그런데 선생님! 커리어넷에서 하기로 하셨단다.
좋은 선택이라고 말씀드리면서, 속으로는 아쉽습니다. 제대로 된 검사와 신뢰성, 타당성을 따지고, 그 이후 검사 결과 해석도 중요한데 그런 그런.......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검토 잘 부탁드린다며 나왔다. 어차피 세상은 돌고 도는 원리. 돌다 보면 다시 만나게 되겠지.
아들 초등학교에 들러 교장 선생님 인사도 좀 하고 오려다 그냥 도서관으로 옴. 도서관에서 처가 셋방 프린트물을 뽑고, 장모님이 셋방이 안 나갈까 걱정이 태산이다. 하긴 요즘 같은 세상에 장모님 댁 2층 방은 쉽게 나가지 않을 것이라 예상. 나의 사무실을 그쪽으로 옮기고 싶다. 물론 내가 얹혀사는 곳이니, 나도 일하기 훨씬 수월하긴 하겠다.
학교 표준화 검사 학지사 심리검사연구소 인사이트 창원 홍보물을 좀 뽑아서, 다시 전장으로 나서는 길.
오후에 통영 금호마리나에서 있을 곡성 신숭겸 권역 마을 리더 연수를 미리 할 겸, 전장은 내일로 미뤘다. 고성을 지나 통영으로 가는 길에 황소 국밥에서 밥 한 그릇 먹고, 통영 현장에 미리 도착. 인근 통영 전통공예관에 들러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통 나전칠기와 누비 작품에 홀딱 빠지고 말았다. 덕분에 경남이야기 기사도 한 건 잘 처리했다. 시간 여유가 있어 통영 수산과학관에 들러 취재를 했다. 천혜의 바다가 살아 숨 쉬는 통영답게 수산과학관도 잘 되어 있었다. 수산과학관은 바다가 아니라, 바다가 보이는 언덕 꼭대기에 있다.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확 들어와 너무 좋았다. 두통이 조금 사라졌다.
톡과 전화로 이런저런 업무도 보고, 지인들과 수다도 떨면서 시간도 죽이고, 멍도 때렸다. 사실 오늘은 멍 때린 시간이 너무 없어 아쉬웠다. 경제 강의도 준비해야 하고, 어르신 소통 강의도 준비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마음이 왔다 갔다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이다.
3시 반에 통영 금호리조트에서 시작된 강의.
마을 리더를 위한 통통, 소통. 그런데 현장에 컴퓨터 시설이 너무 안 좋아, 아니 준비가 미흡해서 적잖은 당황으로 시작했다. 영상도 안되고, 마우스도 안되고, 스피커도 안 되는 상황. 이런 상황을 어떻게 타계할 것인가? 준비해 간 영상과 노래는 모두 불발... 음.. 어쨌든 상황을 무시하고 강의는 시작.
이별의 부산정거장을 개사한 팝송으로 문을 열고, 넛지와 줄탁동시, 마중물로 우리 사는 세상은 그리 멋지거나 화려한 리더십이 아니라 정말 작은 관계로 시작된다고 인사드렸다.
이어 공감, 소통 대화법에 대하여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말씀드리면서.......
참가자 중 한 분도 즉석에서 노래하시고, 나도 덩달아 춤도 추고 노래도 하면서 놀다가........
다시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법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었다.
나 역시 시골에서 자라 마을 리더들의 힘든 점은 알고 있어 이야기가 조금 수월했다. 역시 강의는 준비보다 현장에서 느끼는 법이다.
강의가 조금 일찍 끝나고 수다로 30분이나 놀았다. 곡성의 특산물과 놀거리, 즐길거리, 먹거리와 멋진 체험 농장도 알게 되어 5월에 놀러 가기로 약속도 했다. 가면 탁주도 받아 주신다니 오늘 인연은 참 좋은 인연이었다.
아니 좋은 인연이다.
집으로 오는 길, 가족을 위해 통영 꿀방을 두 통 사고 신나게 집에 와서 밥을 먹었다. 몸도 마음도 탁 풀어졌다.
그렇다고 마냥 뒹굴 형편은 아니다. 밤에 도서관에 공부하러 오는 친구들을 위해 도서관을 출발.
야간 나가는 아내와 셋방 전단을 붙여 가며 도서관에 와서 통영 공예전시관 소개글도 쓰고, 아이들 질문도 조금 받아가며 시간을 보낸다. 하루가 어찌 지나가는지도 모르지만, 벌써 내일이 걱정이다. 내일은 무엇으로 나의 하루를 채울까?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이 최소가 되길 바라면서, 그렇다고 나의 생각을 함부로 흘려보내기도 싫고. 너무 바쁘게 살기도 싫고, 너무 한가히 보내기도 싫은 인생 제대로 즐기며 살고 싶은 마음이다.
아직 제대로 틀도 못 잡은 동화도 걱정이고, 4월이면 제출해야 하는 영어 번역도 걱정이다. 이제 1/3도 못한 번역도 못하면 자존심 상한다. 한다고 했으니, 해야 하지 않겠나? 이런저런 상념에 무겁다.
오늘은 밤에 잠을 좀 줄여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