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변화없는 일상이 고맙다
오늘도 하루를 급하게 시작했다. 심경의 변화는 많은데 딱히 뭐라고 표현할까?
아직은 완연한 봄이라 부르기에 조금은 아쉬운 환절기 쯤 된다고 할까?
10시 경남수학문화관 개관식에 가봤다. 지인이 오라고 해서 가긴 갔지만, 왜 갔는지 알 수 없는 미묘한 기분. 그런데 가서 아는 분들을 뵈서 고맙고, 덕분에 기사도 한 건 처리할 수 있어 고맙다.
11시 미르꿈 독서동아리 모임에 헐레벌떡 왔다. 다섯 분이 모여 올해 읽고 싶은 책에 대하여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 '그래, 다 그렇지.'라는 획기적인 결말로 좋은 모임이 정리되어 고맙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모임이 되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행복8단지 추진위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
13시 도서관에 앉아 아이들을 기다림. 제자가 와서 김밥 한 줄로 점심을 해치우고 기사쓰고, 강사 지원 한 곳하고, 예비부모교육강사 면접과 시연을 준비하는데 생각보다 머리가 안 돌아가 잠시 쉬면서 멍 때릴 수 있어 고맙다.
14시 각 학교로 학교표준화검사 홍보전화를 돌렸다. 왜 그런 생각을 미처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 이유는 아마 자만이라는 쓸 데 없는 무엇이 마음 속에 솟아올랐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주 못된 버릇이지만, 늘 나도 모르게 그래왔다. 아마, 내가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17시 이런 저런 일을 보다가 제자가 일본으로 떠나기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렸다. 이제 녀석도 가면 한 3년은 고생하고 오겠지. 그래도 멋진 박박사가 되어 오길 바라면서 저녁이라도 한 끼 하고 보내야겠다. 그래서 또 고맙다.
기억의 삭제와 왜곡이 제멋대로 일어나는 요즘, 나는 그 순간을 기록하지 않으면 그 순간이 사라지고 엉뚱한 생각이 앉는다. 남의 새둥지에 알을 놓은 뻐꾸기처럼. 내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이 탁란하지 않도록 순간을 남겨야 하지만, 그러지 못함에 나의 단기기억상실을 아쉬워한다.
이제 완전한 기억상실을 위한 맥주 한 잔으로 채우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