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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손 Sep 13. 2016

흔들리기 -지진

땅이 흔들리니 사람이 흔들린다

지난 밤 세 명의 청소년과  한 명의 꼬마와 함께 4층에 있었다. 신나게 나누는 수다 사이에 갑자기 건물이 흔들렸다. 처음에도 제법 세게 흔들려 걱정이었지만

두번 째는 겁이 났다. 가스와 불을 껐다. 아이들을 데리고 황급히 밖으로 나왔다. 건물에서 사람들이 쏟아졌다.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울고 있었다. 아이를 달래고 입원해 계신 어머니가 걱정되었다.  전화가 안되었다. 먹통이었다.

수십번의 시도 후에 연결되었다.  시간이 꽤 흘렀다.

다시 집에 전화를 했다.

"아빠는 지진 몇 번이나 경험했어요? 우리 안 죽죠?"

아홉살 막내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났다. 그 순간 다시 겁이 났다.

그러리라. 아이들에게 새로운 불안한 경험은 공포가 되리라 . 사람들이 겁을 먹었다.

땅이 흔들리니 사람들의 마음도 흔들린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열한시가 되었다.

페이스북에 첫 지진 후 '지진이다.'하고 올렸다. 잠잠하던 페이스북에는 난리가 났다.

 지진 상황과 곳곳의 피해 소식과 원자력발전소 걱정과

상황대처법과 국가 재난 상황 대처에 대한 비판 등.

온갖  글과 사진이 올라오며 잠시 흔들린 땅보다 오래오래

사람들의 마음이 흔들린다.

 좋은 경험이 되었다.

 

흔들린다는 건 바로 세울 수 있다는 기회

흔들린다는 건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기회


땅이 흔들리니 사람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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