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말과 글의 상호 관계성

군부대 장병 독서 프로그램과 스피치 과정을 준비하면서

by 말글손

올해는 강의를 띄엄띄엄하고 있다. 주제와 대상과 시간이 늘 다른 그런 강의를 다니면 참 준비하기가 힘들다.

sticker sticker

하나의 과정을 쭉 이어서 하면 강의가 수월한 편이다. 요즘은 영어 강의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영어 강의를 할 때가 제일 편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진도에 맞춰 차분히 나가면 되었다. 물론 나는 그런 수업에 진저리를 느껴 늘 바꿔가며 자료를 준비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별도로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 일은 드물었다. 이렇게 정해진,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은 어렵지 않다.


이미 이 세상도 이런 단순한 사실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누군가의 머릿속에 다 들어가 있는 지식이라면 이젠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지식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끊임없는 배움과 익힘이 소용돌이쳐야 한다.

sticker sticker

오늘 군부대 독서프로그램 사전 설명회를 다녀왔다. 나라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 그 와중에도 자신의 미래마저 준비해야 하는 전우들의 모습이 옛 나의 군 시절과 겹치기가 되면서 마음이 꿀꿀했다. 정말 할 일이 많은 청춘들이다. 그냥 앉아 있어서는 아무것도 안 되는. 지금 이 시간,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이 시간마저도 생각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이후 학교 표준화 검사(진로적성, 인성, 학습, 강점 검사) 영업과 배달, 검사 응답지 회수 등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집에 와서 서류 작업에 시간을 보내다 보니 내일 스피치 강의 준비가 안되었다는 걸 알았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난주에

다음 주에는 독백과 침묵의 묘미를 알아볼게요

했던 말이 기억난다. 그랬다. 독백과 침묵.


잠시 머리를 식히다 보니 장병들의 모습과 현재 나의 모습과 내일 스피치에 나오는 수강생의 모습과 집에서 뒹굴거리는 중2 아들의 모습이 한데 모여 돌아간다. 생각과 말과 글은 모두 한데 모여 돌아가는 소용돌이어야 제대로 된 인생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새로운 생산물이 나오고, 우리는 그 가치로 삶을 이어간다.


지난번에 KNN 행복한 책 읽기 프로그램에서 인터뷰한 영상이 어제, 오늘 방송에 나왔다. 본 방송을 실제로 보진 못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인사말이 고마웠다. 그리고 홈페이지에서 나는 영상을 보고 부끄러웠다. 진심이다.


말도 참 빠르다.
쓰읍 쓰읍, 공기를 흡입하는 소리도 거슬리고.
저런 자세로 뭔 스피치 강사여?
발음도 발성도.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군 장병 독서프로그램과 스피치 과정과 영업의 과정이 한 데 어우러지며, 생각이 한 데로 모였다.


가장 먼저 생각할 것, 말할 것, 그리고 글을 쓸 것.


생각을 하는 방법은 내가 누군지, 내 말을 듣는 사람은 누군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말할 것이며, 왜 말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말할 것인지 먼저 생각하라. 그리고 어디서 언제 말을 할 것인지 상상하라. 그리고 직접 그 순서대로 말을 해 보라.


말하는 방법은 연습을 한번 한번 한번 한번 한번 하면 된다. 물론 시간이 없다면 상상 속 연습이라도 나쁘지 않다. 연습하라. 연습하라. 그런데 나는 왜 연습이 부족할까? 늘 나에게 미안하다.


글을 쓸 것. 글은 나와의 대화, 즉, 독백이다. 독백과 독백 사이에 만나는 침묵이야 말로 나를 진정으로 바라보는 명상의 시간이 될 수 있다. 나는 글로 나의 인생을 바꾼 한 사람이다.


생각하라. 말하라. 글을 쓰라. 그리고 무엇보다 많이 듣고 많이 읽어라. 그러면 그대는 가치로운 생산을 할 것이다. 그것이 돈이든, 생명이든, 자유든, 희망이든, 나눔이든, 그 무엇이든 가치로운 생산을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시의도시 선포 시화전 시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