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성 세상과 지하 세계
봄맞이 옷 쇼핑 좀 하면서
어제 술이 여전히 오늘도 영향을 미친다. 몰랐다고 하기엔 너무 멍청하다.
아들 학교 독서동아리 모임 진행이 잘 끝났다. 홀로 아버지의 자리가 뻘줌하지만 세상이 그렇다고 나도 그럴 수 있겠나? 하다보면 홀로 아버지가 늘어날거라 믿는다.
동읍에 진로적성과 학습전략 검사 응답지 회수 갔다가 영업 두 곳을 달렸다. 맑은 하늘에 돌풍과 비가 순간을 휩쓸었다. 한 학교에서 문안박대? 즉 튕겼다.
밥 먹으려다 아내에게 톡을 보내니 지인과 국수를 먹는다 해서 급히 합류했다. 국수집에서 열무국수가 안된다더니 자기들은 먹는다.
"아직 안 익어서요. "
덕분에 종지에 한 그릇 얻어 먹었다.
지난 번 우연히 인연이 된 커피 집에 가서 커피 한 잔 사들고 행복마을학교 선생님들 얼굴이라도 보고 오려고 아내와 잠시 들렀다. 청소년 자율 모임 회원 모집 포스터를 주길래 우리 애들 학교에 준다고 받아왔다.
다시 양덕중학교에 들러 선생님께 포스터를 전해주고, 이발을 하러 갔다. 착한 미용실에 갔는데 이 곳은 이발 4,500원, 머리감기 1,000원이다. 싸다. 좋다. 마음에 든다. 미용사도 참 3D 업종이다. 가격이 낮아서 좋은데 미용사분들 월급은 많이 받으면 좋겠다는 말도 되는 억지를 부려본다.
오후 백수가 되어 아내와 지하상가에 옷을 사러 갔다. 강의 나갈 핑계로 정장은 학생들과 눈높이가 맞지 않다며 조금은 캐주얼하면 좋겠다고 했다. 아내도 흔쾌히 허락했다. 물론 허락을 득하고 아니고는 문제는 아니지만, 간만에 아내와 데이트 한번 했다. 점포 정리 하는 가게에 가서 카디건 하나와 셔츠 하나, 티 하나를 사고 다른 가게에 들러 바지 두 개를 샀다. 하얀 바지를 하나 샀는데 제법 기분이 좋다.
역시 다리가 짧으니, 바지 단을 줄여야 했다. 가격 딜을 잘해서 조금은 저렴하게 산 듯해서 좋았다. 물론 이익이 남지 않는 장사가 어디 있겠냐마는. 바지 단을 줄이는데 15분이 걸린다고 했다. 잠시 기다리다 온갖 잡념이 스쳤다. 페이스북을 잠시 살펴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은 갈수록 휘발성이 강해진다. 누군가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이야기로 사라져버린다. 우리는 자신이 세계를 뽐내기 위해서든 아니면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남긴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정말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 정말 순식간이다. 나의 이야기도 어느새 사라지고 만다. 세상은 휘발성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리고 금새 잊혀지고 만다. 나도 그렇다.
그리고 또 스친 생각. 우리는 지상의 세계보다 지하의 세계로 더 많이 숨어든다. 숨어 든다. 아래로, 안으로 자꾸만 숨어든다. 미세먼지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기도 하지만, 산과 바다와 강과 들에서 즐기며 뛰노는 잠시의 시간 뒤에는 역시 또 어느 실내로 들어서 안으로 숨어든다. 미래 영화가 현실이다. 세상은 이제 내부 세계로 스미고 있다.
오늘의 잡념 2
휘발성 세상과 지하 세계에서 인간의 삶이 영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