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의미 있는 하루다. 아침을 먹었다. 당연하다 하지만 늘 건너뛰는 아침을 아이들과 게눈 감추듯 해치워 버렸다. 아이들은 학교로 갔다. 잠시 눈을 붙였다. 어버이날이라 어머님과 형제들이 모여 밥 먹고 한 잔 하느라 피곤이 몰렸다.
정신을 차리고 일을 보았다. 오월의 하늘은 푸르렀다. 빠진 일이 없나 고심해도 일에는 틈이 있게 마련이다. 세상일이란 게 그런 거다. 창신중학교는 체육대회라 들썩였다. 아이들의 뜀박질을 보면 내 심장도 뛴다. 나도 저렇게 빛나던 시절이 있었다. 절로 미소가 맴돌았다.
도서관에 가니 손님도 분이 청소 중이었다. 덕분에 먼지 좀 털고 바닥도 닦았다. 기분이 개운했다. 묵은 때를 벗기듯. 급하게 일하느라 도란도란 말을 나누진 못했지만 참 고마운 분들이다. 밀린 일을 처리하고 고성향우회 회의에 갔다. 할 일이 또 생겼다. 일은 언제나 넘치고 넘친다. 돈이 되진 않지만 가다 보면 될 터이다.
집에 와서 아들 얼굴을 보았다. 늘 반가운 얼굴이다. 서울 다녀오신 장모님도 얼굴이 좋다. 잘 지내다 오셨나 보다. 저녁엔 양덕동 스피치 강의를 갔다. 시낭송과 감성 스피치. 오늘의 주제였다. 자작시도 낭송하니 시간이 딱 맞다. 집에 와 큰아들 학습지 도움을 주고 밥 먹고 아내와 어제 일로 잠시 대화를 했다. 아직까지 더 어른이 되어야 하지만 잘 맞춰 나갈 거다. 늘 그렇듯. 대화의 기술이 점점 세련된다. 아내가 고맙다. 사랑한다.
오늘은 밤이 운치 있다. 내일은 해도 운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