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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

미완의 옛 이야기를 완성해 주세요

by 말글손

(불을 끄고, 누워서 잠들기 전에)


오늘 아버지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 줄까 하는데 어때?


옛날 옛날에 아버지가 아주 어릴 때, 용보다 날쌔고, 호랑이 보다 용감한 청년이 있었어. 마음도 착하고 효자였데. 농사를 지어 부모님을 잘 모셨지. 가을이 되면 산에 가서 먹을 것을 구해 마을 사람들과 나눠 먹기도 했지. 동네에서 마음씨 좋고 성실하기로 소문난 친구였지. 하루는 그 청년이 숲 속으로 밤을 따러 갔어. 밤이 익을 때 즈음이면 들판의 곡식들도 아주 잘 익어서 황금물결이 일어날 때였지. 산길에 들어서기 전에 노랗게 익어가는 들판을 바라봤어.

“역시 올해도 열심히 농사를 지으니 풍년이 들었네.”

청년은 땀을 닦으며, 잘 익어가는 들판을 보면서 행복했지. 농사가 잘 되었으니, 떡도 넉넉하게 해서 마을 사람들과 나눠먹을 수 있으니까.


밤을 따러 숲으로 가는데, 갑자기 숲에서 커다란 뱀이 나타났어. (밤 밭에는 독사들이 많아. 맛있는 밤을 먹으러 벌레들이 오고, 벌레를 먹으로 새나 개구리들도 많고, 새나 개구리 먹으로 뱀도 많이 오거든.) 이 뱀은 아주 포악하고 욕심 많은 녀석이야. 길이는 10m가 넘고 덩치도 소나무만 했어.

“나는 이 산 주인인 바그네다. 넌 이 산에 뭘 하러 가느냐?”

갑자기 나타난 엄청 큰 뱀을 보고 청년은 깜짝 놀랐어. 태어나서 처음 보는 뱀이었거든. 하지만 청년은 아주 침착하게 말했어.

“난 아랫마을에 사는 훈서다. 사람들이 자주 찾고 함께 사용하는 산인데 왜 이 산이 네 것이라고 우기느냐?”

“하하하, 나는 뭐든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넌 뭘 하러 이 산에 오느냐?”

“나야, 산에 밤이 잘 익었으니, 밤을 따서 마을 사람들과 군밤도 해먹고 삶아 먹으려고 그런다.”

“꿈도 좋으시군."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 산에 있는 밤나무는 온 동네 사람들이 고생해서 심었는데."

"그렇든 말든 내 상관할 바 아니다. 밤을 따가려면 나에게 제물을 바쳐라."

"말도 아닌 소리를 미물이 하다니. 어이가 없군."

"감히 나에게 미물이라니? 나는 곧 겨울 잠을 자고 나면 이무기가 될 것이다."

커다란 뱀은 독기를 품은 혀를 낼름거리며 훈서를 쏘아 봤어. 금방이라도 독이 이빨을 타고 날아올 기세였지.

"네가 이무기가 된다고? 너처럼 사악한 녀석이?"

"나는 이제 곧 하늘로 오를 거야. 너희들과는 다르단 말이지."

"네가 소중한 생명이란 건 알지만, 너처럼 사악한 마음으로 살면 결코 이무기가 될 수 없지."

"시끄럽다. 당장 마을에서 처녀를 나에게 제물로 바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 마을에 재앙이 가져다 주마."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냐? 마을 처녀를 바치라니? 이 산이 언제부터 네 것이라고 그러느냐?”

“오늘부터다. 나는 언제든지 내 마음대로 다 하고 살 수 있으니까. 하하하. 이 산에 있는 모든 것은 내 것이니 앞으로 이 산에 오르려면 나에게 제물을 바쳐야 한다.”

포악하고 사악한 뱀은 엉뚱한 소리만 지껄였어. 훈서는 곰곰이 생각했어.

“그래, 알았다. 오늘은 내가 마을 사람들에게 밤을 좀 따서 간다고 약속을 했으니, 먼저 밤을 몇 자루 주워가야겠다. 그리고 조만간 제물을 바치도록 하지.”

“무슨 당치 않은 소리냐? 내가 바보냐?”

“제물을 바치더라도 잘 먹어야 할 것 아니냐? 그래야 살도 토실토실 오를 테니까. 오늘 집에 가서 맛있는 밤떡을 해서 주면 살이 더 오르겠지. 곧 가을걷이도 하니 잘 먹이면 더 살이 오를거야.”

"내가 가서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야 될 것 아니냐? 이 멍청......."

"뭐? 뭐라고?"

"아니, 우리에게도 잠시의 시간은 필요하단 말이지."

"언제까지 제물을 바치겠느냐?"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여자애들이 무서워할지 모르니, 달빛도 없는 가장 어두운 날에 애들을 데리고 오겠다."

“음, 네 말도 일리가 있군."

"그럼 이번 달에 가장 어두운 날 밤에 데리고 오마."

"그날 밤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 너희 마을을 모두 휘감아 버리겠다. 하하하.”

포악한 바그네는 훈서에게 협박을 했어.

“알겠다. 그럼 오늘 빨리 가서 밤떡을 해야 하니 먼저 가겠다.”

훈서는 산에 올라 밤송이까지 모두 자루에 담아왔어. 훈서는 곰곰히 고민을 했어. 어떻게 해야 사악한 뱀을 쫓아 낼 수 있을까 하고 말이야. 훈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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