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아동문학회 연간집 원고
동그란 양은 밥상에
동그란 양은 밥그릇에
시커먼 보리밥에
파란 하늘이 내려앉고
성난 햇살이 벌건 얼굴을 들이대면
아이의 투정이 일고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엄마, 우린 언제 고기 먹어?
-녀석아, 고기가 어디 있어?
-시장에 가서 고기 좀 사면 안돼?
-돼지고기 한 근이면 쌀이 몇 된데?
-맨날 나물 반찬만 먹어야 돼?
-이거라도 없어서 못 먹는 애도 있는데?
-그래도 돼지 국 한 그릇 먹으면 좋겠다.
-그래, 엄마도 돼지 국 한 그릇 끓여주면 좋겠다.
나물 반찬이 오른 양은 밥상 앞에서 엄마와의 씨름은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