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장보기

대목장의 추억도 세월따라 변한다

by 말글손

자, 만원. 만원. 한 상자 만원.

오늘은 다른 때보다 싼 편입니다.

그리는 못 판다 안하요.

이건 얼마요?

자. 아구 한 바리 만 원, 만오천 원.

민어가 만이천 원.

오늘은 참조구 한 상자 삼만 원.

보고 가이소.

오늘은 사람이 좀 있네.

뭐가 좋겠노?

돔은 얼마에요?

자, 살아있는 문어 한 마리 삼만 원.


온갖 소리가 뒤엉켜 칼바람 에는 어시장을 휘어 싼다. 사람도 많고 해산물과 생선도 많다. 바람도 많고 활력도 많다. 장작을 떼던 깡통난로엔 갈탄이 자리 잡았다.


설이 되니 동면에서 깬다. 어물장은 어시장으로, 과채장은 마산역 번개시장으로. 마산이 살기 좋은 이유는 옛 도시의 정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기좋게 포장되진 않았지만 저렴하게 좋은 물건을 많이 살 수 있고, 고상한 쇼핑은 아니라도 사람 내음 물씬 풍기는 장터 구경 구경만으로도 충만하다. 이제는 단골집 할매도, 욕쟁이 할배도 안 계시셔 그 넉넉한 인심 맛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아직은 살아있는 도시의 시장.


사는게 다 그런거지. 무어 특별한 게 있겠냐만 먹고 사는 일이 제일 시급한지라 일년에 서너번은 집안마다 축제가 필요했을 것이다. 문화란 그렇게 집집마다의 소소함이 모여 동네 문화가 되고 지역으로 나아가 한 나라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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