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의 비애, 떠난 자의 아쉬움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지나간 자리에

by 말글손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지나간 자리에는 남은 자의 비애와 떠난 자의 아쉬움이 공존한다.


설,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기다리느라 설레기에 그토록 빨리도 지나간다. 마지막 빨간 숫자는 왜 이리 빨리 다가와 지나가는지. 둥지를 떠난 새들이 다시 오래된 둥지에 모여 한바탕 휘젓고 가면 공허마저 감돈다.


홀로 빈 둥지를 지켜내는 어미새의 비애, 빈 그릇을 닦으며 눈물을 훔치시겠지. 정성껏 만든 음식은 새끼들 손에 들려 이미 동나고 말았겠지만 허기진 배보다 허전한 마음이 더 애타겠지. 내 사는 공간에 왔지만 매번 떠나보내는 자가 되고 떠나온 자가 되니 남은 자의 비애와 떠난 자의 아쉬움을 몸소 느끼며 쓴 소주 한 잔에 마음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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