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그릇 뚝딱

어느 날 문득 어느 식당에 앉아서

by 말글손

밥 한그릇 뚝딱

장진석


어머니, 여기 정식 하나 주세요

허름한 점퍼에 허름한 운동화

허름한 밥 집 문을 힘없이 여는 사내


밥집 사장님은 환하게 그를 맞는다

인자 오나? 오늘은 좀 늦었네


테이블에 앉아 달그락 밥그릇을 긁던 사람들

숟가락 조용히 놓고 주머니를 뒤진다

여기 얼마죠?

이만원요. 소리만 공허한 주방


조용히 돈을 놓고 나가는 사람들

밥집 사장님 눈과 손은 바쁘다


낡은 찌그러져 묻은 때 고스란히 남은 은반에

아스라한 엄마의 사랑이 핀다

금새 사라지는 엄마의 애틋함은

사내의 뱃 속에서 희망으로 자란다


밥 한그릇 뚝딱

어느새 먼 길로 사라지는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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