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준비

by 말글손

2015년 겨울바람이 가시지 않은 그날.
빈 공간에서 혼자 벽을 꾸미며 다 잘 될거라 다독였다.
청소를 하고 제자들 도움으로 책장을 옮기고 책을 넣으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으리라 다짐했다.
아이들과 노는 것이 즐거웠다. 그 사이 나도 변하고 세상도 변했다. 낡아가는 손때 묻은 책과 책장, 책걸상만 덩그러니 남았다. 안보다 바깥일이 늘어나며 책을 볼 시간도 생각을 채울 시간도 사라졌다. 타인의 손에 즉결처분되는 책을 보면서 마음이 쓰리다. 이래서 욕심이라 하는가? 책을 내어두면 누구라도 가져갈 수 있는데 그러기엔 혼자서 힘이 부친다. 한번만 스쳐도 내것이라는 욕심을 이제 내려놓을만도 하건만. 우두커니 그 공허한 공간에 앉아 지난 시절 돌아보니 빈 눈물만 흐른다. 아. 두고 가지 못할 것과 가져가지 못할 것에 미련이 남는 까닭은 내 아직 비우지 못한 허망한 욕심이리라. 홀로 아무 지원없이 도서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힘들었다. 그 사이 나도 성장했다. 그러기에 더욱 아쉬움만 남는다.



































0

댓글 0공유하기



말글손 하루48시간일상·생각
말로 나누고, 글로 남기고, 손으로 만드는 말글손교육문화연구소, 인싸이트 창원

작은도서관 다미 말글손교육문화연구소 인싸이트 창원 모든문제연구소 다시 처


20200531_214816.jpg
매거진의 이전글별똥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