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일은 미루는 맛이 있다
형님 집에 쌀이 떨어졌단다. 농사짓는 집에서 쌀이 떨어지는 이유는 겨울을 나야하는 베짱이와 뭐가 다를까. 그래도 사는 건 이래저래 닮은 꼴. 밭에서 자라는 수박이 잘 익었는지 몰라 걱정, 걱정이었는데, 상처가 있어 혹시 그 사이 곪아 썩을까 싶어 두 통이나 떼왔는데 두 통 모두가 푸르다. 섣부른 인간의 욕심과 설레발이 제 시간을 영글어 갈 식물에게 또 다른 아픔만 준 건 아닌가 싶다. 담 뒤에 한 통은 제 풀에 터져 제 갈 길을 잃고 미리 세상을 떠나 버렸기에 행여나 싶었는데, 역시나 였다.
그렇게 한 주는 지나가는데, 엄마의 인생에서 자식은 무엇인가를 되짚어 본다. 개미처럼 살아온 엄마의 인생과 거미처럼 거미줄을 걸어놓고 먹이가 걸리길 바라는 자식의 인생을 살펴보니 그래, 부모가 되면 개미처럼, 벌처럼 살아야한다는 현실.
월요일은 한없이 정신이 없다. 아침 기상과 동시에 문자 안내를 시작으로 회원초 배달, 유목초 검사 해석, 신월초 결과 배달, 창원기공 결과배달, 양덕타임즈 서류 배달, 그리고 처리해야할 서류와 세금계산서 등등. 검사를 미처 하지 못한 학생들의 결과 입력과 결과지 출력.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계획서와 서류를 다시 보내고. 뭐 미리 준비된 서류들을 보내주는 일이 일은 아니지만, 컴퓨터를 켜고 자료를 다시 찾아서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일상의 일이지 않을까.
그 사이 아침도 굶고, 점심도 굶고 늦은 점저를 먹고 나면 다시 성호동으로 강의를 하기 위해서 달려왔다. 오늘 이 일들이 끝나고 나면 아내가 데이트를 하자는데, 내일이 걱정이다. 이런저런 전화 통화를 하면서 화, 수, 목, 금, 토, 일의 일정을 미리 정리하고, 다음 주 월화수목금토일의 일정도 다시 정리하고, 그렇게 대충이라도 머리 속에 보물지도를 그려두어야 한다. 지인은 2주간 격기에 들어간다고 하고,
참. 도민일보 칼럼을 쓰야하는데, 뭘 쓸까 계속 고민이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