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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브레이크

by 말글손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공간감각이 뛰어나고, 관찰력이 뛰어나고, 운동신경도 좋은 사람? 제가 생각하기에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출발할 때를 알고, 안전한 속도로 주행할 수 있고, 적절한 앞차와의 거리를 둘 수 있으며, 무엇보다 멈출 때 잘 멈출 줄 아는 사람입니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입니다. 공간의 이동수단이지요. 어디론가 가야할 때 우리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데, 공공 이동수단은 저마다 같은 길을 같은 속도로 달려가지만, 개인은 저마다의 다름으로 저마다 다른 목적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가다가 빠르다 싶으면 쉬어가기도, 느리게 가기도 합니다. 가다가 길을 잘못들면 되돌아 가기도, 돌아가기도 하지요. 그렇게 보면 우리 인생도 그와 같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욕망의 브레이크를 잘 걸 수 있어야 합니다. 욕망의 속도를 잘 조절해야 합니다.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느리게 가기도, 돌아가기도, 때론 쉬어가고, 때론 돌아가기도 합니다.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라는 물음으로 우리의 욕망에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안전운전을 위해 과속을 막기 위해 이런 문구가 있지요. '아무리 빨라도 5분입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빨라야 5분 차이랍니다. 그러니 우리 인생의 목적지도 아무리 빨리가려 과속을 해도, 과욕을 부려도 5분 차이랍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우리는 욕망의 브레이크를 잘 걸 수 있어야 하겠어요. 쉬어가라는 말,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말, 돌아가도 된다는 말, 이런 말을 실천하는 것이 우리 삶을 바꾸는 지름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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