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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손 Aug 19. 2022

가끔 그런 때 있잖아

바쁘다 바빠

입에 발린 말이 오늘도 쏟아져나온다.

왜 어머닌 또 일을 만드시노 하면서도 벌어진 일을 탓할 순 없으니 그냥 처리하면 되는데 쪼개진 시간이 틀어지니 속이 상한다. 제기를 지금 왜 사셨지 하면서도 할매의 마음이야 그렇지 하고만다. 아이들 학교가고 나면 오늘 일을 정리해본다. 잡다하고 소소한 일이 밀려있으니 저녁에 지인과 소주 한 잔이 생각난다. 아침부터 밤의 술을 기대하다니. 우습다. 뭐 그렇다고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지만 말이다.

아침마다 좋은 글을 필사하여 단톡에 올리 모임이 있다. 벌써 일 년이 훌쩍 넘었는데 단 하루도 빠지는 법이 없다. 김해 모 초등학교 독서동아리 수업갔다가 인연이 닿았는데 이제 한번 봐야겠다 싶다. 보고 싶기도 하다. 다들 어찌 사시는지.

살이 빠졌다고 아내가 병원 예약을 했다. 덕분에 병원을 기야한다. 가서 잠시 의사 얼굴보고 오겠지만 다녀오면 아내의 걱정은 들겠지. 하긴 요즘 급격하게 피곤하긴 하다. 세월이 가면서 내 몸도 삐거덕대기 시작하나? 아버지가 55세에 세상을 버렸으니 나도 신경은 좀 써야겠다. 촌에 어머닌 여든아홉에 치매도 있고 허리도 다리도 안 좋으시고 식욕도 늘 없으시니 이래저래 마음이 쓰인다. 형제들은 다들 잘 사는데도 각자가 무어 그리 바쁜지 얼굴 보기 힘들다. 친구들이야 한창 자식 키우고 돈 버느라 더 바쁘겠지. 나도 그러니 참. 산다는 건 생존이거나 번식이거나. 요즘 마을공동체 일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다. 중간중간 강의와 회의와 토론회, 위원회가 있고, 원고 작성도 해야하니 밖에선 말로 떼우고 안에선 글과 사진과 영상으로 씨름이다. 애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할 틈이 없어 아쉽다. 벌써 입시생이 되었는데도. 억지로 가족모임을 만들어 이야기를 나눈다. 인문책수다 모임과 가족;썰방 모임과 청소년 의회 모임 등 만들어야 강제라도 일이 일어난다. 편하게 자연스럽게 그렇게 하는. 날도 곧 올거지만.

오늘은 아내가 운전면허 시험 치는 날. 내가 해줄건 없다. 잘 할거야. 오후엔 지하상가에서 열리는 마녀시장 홍보랑 합성2동 탄소중립마을만들기 캠페인 친환경 비누나눔을 동시에 짰다. 잔머리는 잘 굴린 듯하다. 탄소중립 설문도 하고 선물도 나누고 뭐 그리그리 일이 끝나면 집 가서 또 창원 세 권역 이야기 매거진 원고 쓰야지. 에휴. 귀찮으면 소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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