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아들의 관심사는 아버지의 행동으로 결정된다.

by 말글손

어릴 적엔 나무총을 가지고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놀았다. 적군과 아군이 되어 전쟁놀이를 했다. 적군과 아군의 구분은 나로 인함을을 알지 못했다. 내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구분되는 것을. 세상의 논리는 간단하나, 결코 그 간단함을 알진 못했지만, 그 나름대로 순수함은 있던 시절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순수함은 어디로 갔는 지 알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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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세뱃돈은 받으면 오백원짜리 화약총을 사서 온 동네를 뛰어 다니며 놀았다. 나무총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열 살이 되면서 직접 총을 만들기 시작했다. 톱으로 나무판에 총 모양을 그리고, 톱으로 밑거림을 따라 판을 잘랐다. 리어카 바퀴살을 잡아주는 이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놈으로 화약이 들어갈 수 있는 약실을 만들었다. 약실 앞을 납으로 막고, 양철판을 잘라 공이를 안정적으로 잡아 주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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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샅바 고무줄로 공이를 때려줄 힘을 줄 수 있게 했고, 우산대로 총열을 만들어 총알이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했다. 총이 완성되면 종이화약을 가득 넣어 화력을 시험했다. 양철판은 뚫고 나갔고, 나무에도 깊이 박혔다. 직접 사냥을 나가 새도 잡았다. 당시에는 총을 만드는 일이 별거 아니었지만, 이제는 그런 실력도 다 사라져 버렸다. 사라진 것인지 잊고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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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도 장총도 잘 만들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일련의 활동이 귀찮다는 이유로 비비탄 총을 몇 개 샀다. 가끔 사격장에 가서 총질을 해대면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멍했던 나에게 집중력을 선사하기도 한다. 아들에게도 총을 가지고 놀도록 했다. 사격은 집중력을 올리고 숨고르기를 하는 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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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인지 아이들은 총을 무척 좋아한다. 총놀이도 좋아하지만, 총 자체를 좋아한다. 아이들의 관심은 그저 어떤 것을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경험이 중요하다.

그리고 부모의 행동이 아이들을 다르게 할 수 있다. 결국은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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