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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May 01. 2021

코로나백신 예방접종하시던 날

턱걸이로 했슈~

어머님은 46년 개띠시다.
이번에 2분기 접종 대상자 가운데 하나이신 75세 이상 어르신에 턱걸이로 해당이 되셨다.

동사무소에서 나온 통장님이 3월 중순 예방접종 사전동의를 받아가신 뒤부터 어머님은 언제쯤 접종날짜 통보가 올지 오매불망 기다리셨다. 그런데 3월이 다 가도록 접종날짜가 잡히지 않았는지 따로 연락이 없었다. 어머님은 다른 지역은 언제 오라고 접종통보가 왔다는데 왜 우린 연락이 없냐, 혹시 누락된 거 아니냐고 하시며 하염없이 걱정을 하셨다.

그래서 혹시나 사전동의가 누락이 되었나 싶어 동사무소에 다시 확인을 하고, 날짜가 잡히면 적어도 1주일 전에 연락주겠다는 직원을 답을 듣고서, 전해드리고서야 어머님께선 다시 평안을 찾으셨다.

그렇게 4월이 되었고, 부산 광주에 계신 집안 어르신들과 지인들의 접종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해도 영 감감무소식이더니 접종시작 사흘을 앞둔 4월 26일 월요일 오후 늦게 갑작스레 동사무소에서 전화가 왔다.

예방접종 날짜가 정해졌는데 4월 28일 수요일과 29일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다고 했다. 수요일은 내가 어머님을 모시고 가기가 힘든 상황이라, 29일 목요일로 날짜를 정했다. 적어도 1주일 전에 연락주신다고 해놓고 왜 이리 급하게 연락을 주셨냐고 물으니, 자기네들도 구청에서 갑자기 통보를 받았다고.... --;;

< 75세 이상 코로나19 백신접종 예약 안내 >
관평동주민센터에서 알려드립니다.
*75세 이상 코로나19 백신접종 시간 장소 안내
-날짜: 4.29.(목)
-시간: 오후 4시
-장소: 유성종합스포츠센터(유성대로 978, 신성동)
-지참물: 신분증(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등)
-문의전화: 601-6895

이런 문자를 받은 뒤 접종장소를 확인했다.
예방접종 장소인 유성종합스포츠센터는 예전에 군부대가 있던 자리에 2020년 12월에 개관을 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었다. 검색해서 지도로 위치를 살펴보니 집과 가까워서, 3시쯤 출발하면 4시 예약시간까지는 충분하다 여겨졌다.

이리하여 29일 수업일정을 변경해서, 2시 반쯤 일을 마치고 3시 조금 전에 집을 나섰다. 접종장소가 생각보다 가까워서 차로 딱 10분 걸렸다.

3시 09분에 도착하니 입구부터 노란 조끼를 입으신 안내 도우미들이 차량 안내를 하시고, 주차장에 들어가기 전 건물 입구에서 접종대상자 어르신은 내리시게 한 뒤 주차를 하게 했다. 어머님 내리신 뒤 건물 옆에 마련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오니, 어머님은 예진표를 작성 중이셨다. 예진표 작성 뒤 번호표를 받고 바깥에 마련된 천막 대기소에서 기다리다, 번호별로 10명씩 건물 안쪽에 마련된 대기소로 이동을 했다. 천막 대기소엔 그렇게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건물 안에는 제법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셔서 한참 기다려야 되나 보다~ 했는데, 많이 기다리지 않았다.

어머님과 이야기 나누며 있다 보니 조금 있다가, 다시 10명 단위로 해당번호를 불러서 예진 1차 대기줄로 옮겨가고, 거기서 조금 기다리니 이번엔 다섯 명씩 2차 예진 대기줄로 옮겨가게 했다. 그렇게 해서 예진까지 두 번의 자리옮김을 하며 대기하다 딱 예진을 받은 시각이 스포츠센터 도착한 지 40분이 지난 시각이었다.

예진받는 칸이 열 개쯤 마련되어 있었는데, 당시엔 6개 가량만 운영 중이었다. 의사선생님이 어머님 드시는 약이나 지병 같은 것을 꼼꼼히 체크한 뒤 주의 사항을 알려주시곤 접종실로 인계했다.

접종실에 가서 주사를 맞으시고 나니, 간호사분이 15분 가량 관찰실에서 기다렸다 별 이상 없으시면 가셔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예진할 때는 30분 관찰대기해야 한다고 들어서 왜 15분으로 줄었냐고 물었더니, 30분 관찰 대기자는 특별히 30분 도장을 찍어서 서류를 보내는데, 어머님이 가져가신 서류엔 그 도장이 안 보이니 15분이라고 했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방금 전에 예진실에서 30분이라고 들었는데, 접종실에서는 말이 바뀌니 이상했다. 그래서 한 번 더 확인하고 싶다고 부탁을 했고, 접종실 간호사님이 예진하신 의사쌤에게 가서 다시 확인을 하고 15분만 기다렸다 가셔도 좋다고 알려주셨다. 다만 걱정이 되시면 30분동안 기다리셔도 되지만 보통 부작용 증상이 나타나는 건 15분 안쪽이니 그 안에 별 이상 없으시면 괜찮을 거라고 하셨다.

그렇게 해서 접종을 마치고, 15분동안 상황을 지켜본 뒤 아무렇지 않으니 어서 가자는 어머님 말씀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을 보니 우리가 여기에 도착한 지 1시간만에 모든 게 다 끝났다. 그 시간들이 지루하지 않게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착착 잘 돌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안내하며 봉사하시는 분들, 유성구청 직원들과 의료진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분들에게 감사하며 유성종합스포츠센터를 나와 텃밭에 들러서 물 주고, 기념샷 한 장 찍은 뒤 집으로 돌아왔다.

접종 뒤 3시간 동안 특히 유의해서 지켜보라고 하여, 7시까지 상황을 살폈다. 다행히 별 이상은 없으시고 골이 좀 띵~ 하다 정도만 불편을 말씀하셨다. 혹시 몰라서 타이레놀을 준비해놓고 열이 나거나 통증이 심해지면 드시라고 한 뒤, 밤이 지나는 동안 어머님 상황을 간간히 체크했다.

아침이 되서 간밤에 잘 주무셨냐고 여쭈니, 아침 되니까 어제 주사 맞은 곳이 조금씩 아프다고 하셨다. 아침 진지 드시고 오전 무렵 슬슬 통증이 심해지며 약간 감기몸살끼가 느껴지셔서 11시쯤 타이레놀을 드셨고, 그 뒤론 괜찮아지셔서 안 드셨다고 한다.

일주일 전에 접종을 마치신 아빠도 접종하고 그 다음날부터 조금씩 안 좋았다고 하시고, 이틀째 아침엔 약간의 메스꺼움도 느끼셨다고 하시니 오늘 아침은 또 어떠신지 여쭈고, 사흘동안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화이자백신이 아직까진 국내에서 큰 부작용이나 사망자 사례가 없는 걸로 알려지고 있다. 부디 이번 1차 접종을 무탈하게 잘 견뎌내시고, 3주 뒤 5월 중순에 있을 2차 접종까지 무사히 마치시고 코로나 항체 형성하실 수 있길 두 손 모아 간절히 빌어본다.

#코로나예방접종 #화이자백신 #75세이상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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