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크리스마스 때 달성여행을 처음 떠났고,2021년 6월 26일딱 반년만에 다시 달성여행을 다녀왔다. 이 달성여행의 원동력은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에 소개된 벽화마을 마비정과 그곳에서 파는 빵떡(술빵)이었다.
대구 달성군에서는 막걸리와 설탕을 넣어 만든 술빵을 빵떡이라고 부른다. 20분 동안 반죽을 치댄 뒤 10시간 동안 숙성시키고 가마솥으로 쪄낸다는 빵떡을 본 순간, 군침이 주르르~ 저걸 먹으러 가보자고 남편을 꼬드겨서 달려간 곳이 바로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마비정길 259(본리 2리) 에 있는 마비정 벽화마을이다.
마비정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 어느 한 장군이 마을 앞산에 올라가서 건너편 산에 있는 바위를 향해 활을 쏘고는 말에게 화살보다 늦게 가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장군의 말이 떨어지자 그 말은 힘을 다하여 재 빨리 달려갔으나 화살을 따라잡지 못하였다. 이 말은 죽임을 당하였는데 이를 본 마을 사람 들이 말을 불쌍히 여겨 "마비정 " 이라는 정자를 세우고 추모하였다고 전한다.(끝에 보다 자세한 글 있음)
예로부터 청도지역, 가창지역 주민들이 한양이나 화원시장을 다닐 때 말을 타고 가다 정자에 쉬어가기도 하고, 또한 물맛이 좋아 피로가 쌓인 사람이나 말이 이곳에서 물을 마시고 원기를 회복하고 빨리 달렸다 하여 말 馬(마) 날 飛(비) 정자 亭(정) 또는 우물 井(정) 으로 해서 마비정으로 불린다.
말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마비정(馬飛亭) 마을은2012년부터 녹색 농촌체험마을사업을 통한 '벽화마을'로 탈바꿈해 대구는 물론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2013년 9월 SBS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한 해에 100만명 넘는 내·외국인의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2013년 도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 대한민국 경관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알고보니 아주아주 유명한 마을이었다요~)
마비정마을은 비슬산지의 북동쪽 해발 고도 약 200m 지점에 위치한 산골 마을로 본리리의 가장 남쪽 마을이다. 마을에서 북서 방향으로 흐르는 천내천을 따라서 본리리로 연결된다. 하지만 북서 방향을 제외한 삼면이 해발 500~600m 산지로 둘러싸여 있다. 마비정 마을에서 동북쪽으로 삼필봉을 넘어가면 월광 수변 공원에 이르게 되며, 서쪽 능선 너머에는 화원 자연 휴양림이 있다. 화원 자연 휴양림까지는 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도보가 가능하다.
마비정마을은 버스 노선의 종점인 '마비정 벽화마을' 버스 정류장이 있어 도심에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시내버스가 평균 2시간 간격으로 하루 아홉 차례 다닌다. 마을 전체가 토담과 벽담을 활용하여 20여 편의 주제가 있는 벽화와 사물 벽화로 구성된 마비정 문지기, 오누이, 누렁이와 지게, 장독대와 메주 등의 1960~1970년대의 정겨운 농촌 풍경을 벽화로 꾸몄으며, 흙담과 좁은 골목길 등의 토속적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연리목+연리지 사랑 나무와 국내 최고령 옻나무, 대나무 터널 길, 이팝나무 터널 길이 있다. 농촌 체험 전시장, 물레방아와 옛 우물, 주말 체험 농장, 느림보 우체통 등 전통문화와 볼거리, 체험거리, 먹을거리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마비정 누리길이 마비정 벽화마을과 연계되어 조성되어 있다.
* 사전 예약을 통해 이루어지는 농촌 체험은 만들기 체험과 농작물 수확 체험, 전통 민속 체험, 외갓집 민박 체험의 크게 4가지 체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들기 체험은 떡과 두부와 같은 전통 음식 만들기를 비롯하여 전통 효소 차, 말 솟대, 향낭, 천연 염색, 천연 비누, 대나무 풍경, 전통 제기 등 다양한 종류의 체험을 할 수 있다. 농작물 수확 체험은 옥수수나 고구마 캐기 등이 있다. 체험료가 있는 것도 있지만, 전통 민속 체험은 무료이다. 체험 프로그램은 마을 주민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벽화는 달성 군민인 이재도 화백의 작품이다.
마을 입구 오른쪽에 마련된 주차장에는 깨끗한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고, 주변에 말을 소재로 한 커다란 조형물들이 있어 이 곳이 마비정임을 실감하게 한다. 마을어르신들이 주차장에서 친절하게 차량안내를 맡아주시는데 그에 따라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오면 바로 노란 바탕의 옛날 느낌 벽화들이 내방객을 반긴다.
재미난 그림들과 마비정을 소개하는 글, 마비정 홍보사진 등이 꾸며진 벽을 보며 야트막한 오르막길을 걷다보면 자연스레 마을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벽을 따라 살짝 꺾인 길을 조금 걸어가면 왼쪽에 나무공예 작품들이 즐비한 집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솟대아저씨가 운영하는 '장승솟대공방'이다.
'김영철의 동네한바퀴'에 소개된 바로는,
솟대아저씨라 불리는 이 분은 가난한 형편에 일찍 목공예 길로 들어서서 가구를 만드는 조각을 업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런데 붙박이 가구의 등장으로 목공예 가구가 사양길로 들어서면서 생계가 어렵게 되었다.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 아버지의 산소에 들렀다 폐가를 발견하고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솟대와 목공예작품도 구경하고, 직접 솟대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하고,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하시기도 하니 꼭 한 번 들러보시길~
좀더 올라가면 마을주민들이 농사지은 채소와 과일들, 손두부 등을 판매대에 올려두고 무인으로 운영하는 길가매대도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인데도 믿거니~하고 파는 무인판매대가 있어 참 보기 좋았다. 난 작년에 요기서 양파를 샀는데 싸고 단단해서 오래 먹었다.
사진 보니 꽃도 파셨네. 백합향 맡고 싶어서 사려 했는데,술빵부터 사러 가느라 깜빡 잊어묵었다. 이제 생각남^^;;
그 위로는 추억의 간식과 각종음료를 파는 구멍가게가 있고, 맞은편에 연리목+연리지가 있다.100년 돌배나무와 느티나무가 하나가 되어 살아 가고 있는 기이한 형태의 연리목으로 나무 앞에서 기도를 하면 부부간의 애정이 두터워지고, 남녀 간의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나무 앞에는 소원을 써서 걸어둘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더 올라가면 마을 사람들이 예전에 우물로 사용했던 마비정 옛우물과 정자가 나오고, 그 앞에 거북바위와 남근바위가 보인다.
이곳을 지나 오른쪽으로는 대나무숲길이 보이는데, 여기가 참 호젓하니 좋다. 연인들의 최애길이 아닐까 싶은데, 이 대나무 터널을 통과해서 나오면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다시 골목길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서 다양한 벽화들을 감상하게 되는데, 벽화들 중에는 소를 보면서 움직이면 소가 따라오는 듯한 착시 효과가 나타나는 ‘움직이는 소’, 양은 냄비, 옛날 도시락, 강아지 목줄, 의자, 지게 등 벽화에 들어가 있는 물건들을 실제로 붙이거나 벽화 앞에 놓아두어 마치 입체 그림처럼 재미난 연출이 가능한 벽화들도 있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천천히 구경하며 다시 물레방아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 60년 이상의 옻나무가 있는 공원으로 가면 마비정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 공원도 아기자기 잘 꾸며놔서 포토존으로 안성맞춤이다.
마을초입과 곳곳에 마을지도가 친절하게 비치되어 있으니, 이 지도를 참고하면 꼭 봐야할 요소요소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100년 된 살구나무도 꼭 보시고, 포토존 가운데 어떤 곳은 집안으로 들어가야 해서 집주인이 계실 때를 맞춰 주인의 양해를 구해야 하는 곳도 있으니 살고 계신 주민들에게 민폐끼치지 않도록 참고하시길.(사랑집)
처음 마비정을 찾게 만든 그 술빵집은 '마비정 먹거리 쉼터'라 불리는 곳에 있는데, 작년 12월엔 좀 늦게 가기도 했지만 방송 나온 지 얼마 안 되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술빵을 사가는 바람에 우리에겐 차례가 오지 않았다.
올 6월엔 술빵 다 떨어지기 가자고 부랴부랴 간 덕분에 두 덩이를 살 수 있었다. 4천원에 큼지막한 술빵은 쫀득쫀득하고 맛났다. 가마솥에 쪄내서 그런지 술빵 속살이 데니쉬처럼 겹겹이 잘 살아있고 적당히 숨구멍도 뚫려있어 씹는 맛이 좋았다. 역시~ 방송에 나올만한 맛이야!를 연발하며 맛있게 한 덩이를 먹고, 한 덩이는 집으로 가져와 가족들과 함께 냠냠! 술빵이라 여름 더위에도 쉽게 쉬지 않고 멀쩡했다.
다음에 술빵 먹으로 또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술빵이 먹고싶어졌다. 광복절 연휴로 월요일까지 쉬니 한 번 더 가?^^
*마비정에 내려오는 슬픈 전설
먼 옛날 이 마을에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비무라는 수말과 백희라는 아름다운 암말이 대나무 숲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비무가 꽃과 약초를 구하러 멀리 떠나고 백희만 남아 대나무 밭에 혼자 있을 때 전쟁터로 떠나는 마고담이라는 장수가 이곳을 지나다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천리마가 있으면 전쟁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대나무 밭에 있던 백희를 비무로 착각하여 전쟁터로 나갈 것을 제안하며 천리마 비무의 실력을 보길 원하였다. 이 말을 들은 백희는 비무가 전쟁터에 나가 고생하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비무인 척 고개를 끄덕였다. 마고담은 “천리마는 화살보다 빨리 달린다 하니 너의 실력을 봐야 되겠다.” 하고 바위에 올라 건너편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백희는 힘껏 달렸지만 화살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화가 난 마고담은 백희를 단숨에 베어 버렸다. 그곳에서 백마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죽었다. 이때 백희의 먹이를 구하러 간 비무가 돌아와 백희의 주검을 보고 슬픔에 겨워 구슬피 울었다.
그 이후로 사람들은 비무를 보지 못하였고 비무의 울음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백희의 무덤에 꽃과 약초가 끊임없이 놓여 있는 것으로 비무가 다녀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온 나라에 역병이 돌아 사람들이 죽어 갔지만 이 마을은 백희의 무덤에 놓인 약초로 인하여 역병도 돌지 않았다고 전해 내려온다. 그리고 마고담은 잘못을 빌고자 정자를 짓고 그곳에서 일생을 마쳤다. 그 정자가 마비정(馬飛亭)이다. 이후 이 마을은 마비정이라 불리게 되었다.
* 2021년 6월 사진 먼저, 2020년 12월 사진을 다음에 올리니 비교해서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