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를 지내긴 하지만 집안 친척들이 찾아오시거나 하지 않아서 다섯 식구 먹을 송편만 있으면 되니 몇 년 간 따로 송편을 만들지 않고 떡집에서 간편하게 사서 먹었다.
그런데 올해는 큰아이가 송편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고, 마침 묵은쌀이 좀 남아돌던 차라 흔쾌히 수락했다. 게다가 둘째는 한술 더 떠서 기왕 만드는 거 친구들도 데려와서 같이 만들자고 했다. 요즘 애들 송편 만들기는 유치원때 추석 행사로나 하지, 집에선 잘 안하니까 제법 괜찮은 추억이 될 거 같았다.
추석 연휴 전날.
하루종일 불린 쌀을 떡집에 맡겨 떡가루를 빻아 내리고, 앞산에 가서 연하고 싱싱한 솔잎 뜯어다 깨끗이 씻어서 말려놓고,
깨소, 팥소, 고구마소까지 소도 다 준비해놓고 있자니 둘째가 친구들을 데리고 들이닥친다. 친구욕심 많은 녀석이라 예상외로 세 명이나 데려왔다. 장난끼 그득한 머스마들^^
겨우겨우 반죽을 치대서 송편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남자애들이라 도대체 진도가 안 나간다. 지점토 같다며 조물딱조물딱 산 만들고, 자동차 만들고, 똥 만들고... ㅠㅠ 결국 내가 나서서 시범을 보이며 유도를 하니 저마다 한 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