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마트 돌아다니다가 속옥 코너에 걸린 문구를 보고 남편이 피식 웃으며 내게 그런다.
"저기 봐봐~ 팬티 교체주기가 3월이래. 우리는 빤쓰가 구멍 나야 바꾸는데~ㅋㅋㅋ"
가만 보니, 여성용 브라와 팬티의 교체주기를 자세히 써놓은 문구였다. 남성용 팬티에도 적용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나 역시 팬티를 구멍나야 바꾸는 사람이라서, 교체주기가 왜 이렇게 짧은지 이해가 안 갔다.
팬티입고 바닥을 문지르고 다닐 것도 아닌데, 엉덩이 부분이 그렇게 해지기가 쉽나? 밴드 성능이 얼마나 약하면 3~6개월만에 늘어나? 팬티 하나 가지고 매일 입으면 모를까 3개월만에 탄력이 금방 감소하나? 하여간 상술도 참 묘하단 생각을 했더랬다.
기왕 팬티 이야기 나온 김에
빤쮸 이야길 더 해볼까?
3년 전 이맘때 일이다.
어느날 빨래 개다 안 사실이
내 머리를 띵~ 울렸다.
남편 빤쮸 네 개, 아들 빤쮸 한 개.
아니 아들 빤쮸가 왜 하나밖에 없을까?
하나로 나흘 입은 건가??
매일 샤워는 하더구만... 설마 노팬티???
궁금증이 증폭되던 찰나
아들에게 물어봐서 알게 된 사실이 뭐였나면
아들이 아빠 팬티를 슬쩍 가져다가 입은 거였다. 자긴 그냥 손에 잡히는대로 가져다가 입었다는데...(빨래 개서 넣을 때 별 생각없이 넣으면 남편꺼랑 아들꺼가 뒤섞인다)
내가 이 사건 이후
아들이 팬티가 부족해서 그러나 싶어
새 팬티를 왕창 사다가 안겨주었다.
그런데도 시간이 흘러흘러 얼마전 빨래 갤 때 보니,
이 녀석이 또 아빠 팬티를 가져다 입었네?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서 근무하는 남편일의 특성상 남편의 사각팬티 밑단쪽엔 주름이 많이 가고, 활동성 높은 아들이 입은 팬티는 주름이 별로 없다. 주름의 유무로 남편 빤쮸인지 아들 빤쮸인지 판독을 하는데, 분명 남편 팬티라고 새로 사준 걸 떡~하니 아들이 입고 벗어놓은 티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