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됐다 싶은데
자꾸 잡아당기는
뒷꼭지
잘 사는 것 같은데
둘러보면 아니런가 싶은
꼬락서니
잘 자다가
깨어 뒤척거리는
새벽 내내
떠오르는 얼굴
떠오르는 시절
돌이킬 수 없는 순간
하얀 반달 뉘엿뉘엿
서쪽으로 줄달음쳐 가는
깊은 새벽에
내내 편하던
잠자리는 뒤숭숭해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모로 세워도
반듯이 누워도
도대체 잠은 더 오질 않고
나는 또
얼마나 이 짓을 해야
겸허히 나 자신을 받아들일까
생각하고 생각하다
툭툭 털어버리는
어느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