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그미 Oct 20. 2021

자다가 깨어

이만하면 됐다 싶은데

자꾸 잡아당기는

뒷꼭지

잘 사는 것 같은데

둘러보면 아니런가 싶은

꼬락서니

잘 자다가

깨어 뒤척거리는

새벽 내내

떠오르는 얼굴

떠오르는 시절

돌이킬 수 없는 순간

하얀 반달 뉘엿뉘엿

서쪽으로 줄달음쳐 가는

깊은 새벽에

내내 편하던

잠자리는 뒤숭숭해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모로 세워도

반듯이 누워도

도대체 잠은 더 오질 않고

나는 또

얼마나 이 짓을 해야

겸허히 나 자신을 받아들일까

생각하고 생각하다

툭툭 털어버리는

어느 새벽.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도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