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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Nov 04. 2021

조정석이 '녹두꽃'에 나왔다길래

정읍 김명관 고택

많은 이들의 목요일 밤을 책임졌던 tvN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끝나가던 9월 중순 무렵,

드라마에서 수술, 환자 상담, 인간관계, 노래와 기타, 나서서 남 돕는 것까지~ 못 하는 게 없는 만능맨이자 천재 이익준 역을 맡았던 조정석이 근성이 느껴지는 눈매와 일그러진 미소, 독이 잔뜩 오른 늦가을 독사 같은 이미지의 동학군 별동대장 백이강이 되어 열연하면서 카리스마 작렬했던 드라마 '녹두꽃'(2019년 작품) 촬영지 정읍 김명관 고택을 찾았다.

전라북도 정읍시 산외면 오공리에 있는 김명관 고택은 김동수의 6대조인 김명관이 조선 정조 8년(1784)에 지은 집으로, 전라북도 정읍시 산외면 오공리에 있으며 국가민속문화재 제26호이다. 흔히 아흔아홉칸 집이라고 부르는 전형적인 양반집으로, 조선 중기 상류층 주택의 면모를 잘 갖추었다.


이 집은 창하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동진강 상류의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 동남쪽을 향하여 자리 잡고 있다. 한양에서 내려온 김명관이 청하산 아래 명당을 골라 10여 년에 걸쳐 이 집을 완공했다는데, 대문 앞쪽으로 30여 평의 연못을 파놓았다.

대지 중앙에 ㄷ자집 형태의 안채와 중문간채가 튼 ㅁ자집 형태로 자리잡고 있으며, 안채 남쪽에 일(一)자형 별당채, 북쪽에 작은 사당이 있다. 중문간채 동쪽에는 사랑채가 있고 그 남동쪽으로 문간채가 있다. 사랑채는 이 집에서 가장 화려한데 부엌이 독립되어 특이하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좁은 마당이 나오고 중문을 거치면 바깥 행랑채가 나온다. 다시 바깥행랑채의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아담한 사랑채가 보이고, 안쪽 행랑채의 대문을 들어서면 집의 구조가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다. 안채에는 좌우 전면의 돌출된 부분에 부엌이 배치되어 있어 특이하다. 안채의 서남쪽에는 안사랑채가 있는데, 이곳은 안주인의 손님들이 유숙하던 곳이다. 부녀자들은 명절때 이곳에서 놀기도 하였고, 출가했던 딸이 해산을 위해 돌아오면 이 건물에서 몸을 풀었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던 2021년 여름엔  안채 지붕을 보수공사 중이어서(8월말까지 공사기한이라는데 아직 덜 끝난 상황)  고택에 소개된 안채 부엌의 특이한 배치를 직접 보진 못 했다. 또한 고택 주위에는 원래 8채의 호지집(노비집)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2채만 남아 있다.

이 고택은 후세에 보수 또는 개조되지 않아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왔으며, 주변과 조화를 이룬 모습에서 균형미가 드러난다. 처마의 흐름이나 기둥의 배열 등이 소박하면서도 세련되고 아름답다.


한옥의 미를 잘 보존한 곳이라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녹두꽃'의 촬영지로도 활용되었나 보다.

고택 바로 옆에 김명관 둘째 아들의 집도 9월까지  보수공사 중이어서 고택 여기저기 공사중이라 그런지 고택을 차분하게 감상하기엔 다소 어수선했다.

그러나 입구에 있는 한옥스테이 앞에 기와에 그린 그림이라든지 사랑채 마당에 분홍빛으로 피어난 상사화가  한옥의 멋과 운치를 살려주었다. . 9월엔 초록이 무성했던 고택을 둘러싼 나무들이 지금쯤 노랑빨강으로 단풍이 들어 더욱 아름답지 않을까 기대된다. 장막을 치고 보수공사중이던 안채도 볼 수 있을 테고.

정읍은 내장산 단풍이 유명해 가을에 많이 찾으시는데, 정읍 가시게 되면 이곳 김명관 고택도 한 번 들러보시길~ 가까이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무성서원도 추천한다.


* 고택의 구조와 건축에 대해선 두산백과를 일부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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