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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Dec 17. 2021

뿅뿅다리 건너봤수?

예천 회룡포

예천 회룡포 뿅뿅다리.

원래 퐁퐁다리인데 언론 오보로 이름이 이렇게 바뀌어버렸다는 슬픈(?) 유래가 서려있는 곳.


2019년 6월에 다녀왔는데

어제 회룡포 근처 용왕 단골식당 글을 올리다보니 회룡포 여행기를 안 써올렸길래 오래전 기억을 더듬으며 정리해본다.


* 용왕 단골식당 방문

https://brunch.co.kr/@malgmi73/306


옛날에 용이 날아오르면서 크게 한 바퀴 돌아간 자리에 강물이 흘러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회룡포는 명승 제16호로서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감입곡류하여 만든 전형적인 충적지이다.(평야지대를 자유곡류하며 흐르던 하천의 지반이 융기를 받아 산지나 고원지대를 흐르며 원래의 유로를 유지하면서 더욱 깊은 협곡을 만들어 굽이쳐 흐르다 만들어진 흙과 모래가 물에 운반되어 쌓인 땅)

by  힌클랑

'육지 속의 섬마을’인 회룡포마을은 행정구역상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에 위치한다. 회룡포 인근의 비룡산에는 통일신라시대의 운명선사가 세운 고찰 '장안사'가 있는데 이 사찰 가까운 곳에 위치한 팔각정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회룡포의 경관은 왜 이곳이 회룡포로 불리워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회룡포의 전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회룡대에 올라서서 바라보면,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회룡포를 감싸고 휘돌아 흐르는 모습이 마치 용이 비룡산을 끌어안고 하늘로 올라가는 듯 물을 휘감아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회룡포는 지형학적으로 보면, 비룡산(표고 190m)을 350° 돌아서 흘러 나가는 감입곡류 하천인 내성천에 의해 형성된 곡류핵에 위치한다. 그리고 물도리마을인 회룡포는 매우 좁은 경부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내성천이 투정을 부리면 침식에 의해 부서져 섬이 되어버릴 것 같은 형상을 띠고 있다.(네이버 백과사전 참고)


회룡대에서는 회룡포의 전경뿐만 아니라, 그 뒤로 멀리 떨어져있는 산에 하트 모양이 선명하게 만들어진 것도 볼 수 있다.

제1 뿅뿅다리뿐만 아니라 제2 뿅뿅다리도 있는데, 이 다리는 마을 건너편에 있어서 마을안길로 가거나 올레길을 따라 가야 한다. 우리는 올레길을 따라 제2 뿅뿅다리로 갔다. 1박 2일도 왔다간 그곳에는 길이 잘 정비가 되어 있었다. 우리가 찾았던 6월 중순은 날이 좀 더운 편이었는데, 나무그늘과 맨발산책로가 어우러진 올레길은 시원하고 좋았다.

올레길 옆에는 복숭아나무가 가로수처럼 심어져있어 한창 몸집을 불리는 중인 초록빛 복숭아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불었던 비바람에 나무에 달린 복숭아보다 바닥에 떨어진 복숭아가 더 많아 안타까웠다. 수확까지는 적어도 두세 달을 더 기다려야 할 텐데, 그 사이에 이렇게나 많이 떨어지고 말았으니...

안타까운 장면도 있었지만, 올레길 걷다가 다리쉼하도록 만들어진 나무 의자 틈으로 고개를 쏙 내민 초록 풀의 싱그러운 모습을 봤을 땐 생명의 경이를 느끼기도 했다.

올레길은 회룡포마을의 주변부를 빙 돌게 되어있지만, 마을안길로 들어가면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과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우리가 방문했던 날도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분주히 뭔가를 하는 모습도 멀리 보이고, 마이크에선 사회자의 목소리와 함께 흥겨운 음악이 울려퍼지고 있었다.(코로나전이라 그땐 그랬지만 지금은 어떨른지... 미로공원도 있고 큰 행사장도 있고 그렇다) 그리고 올레길을 걸어도 되지만, 옆의 도로로 바이크를 타고 달릴 수도 있다. 마을입구에 바이크 대여소가 있어서 그곳을 이용하면 된다. 꽤 많은 이들이 바이크를 타고 올레길 옆을 신나게 달렸다.

왼쪽이 올레길 오른쪽이 바이크 길

30여분을 걸어야 도착하는 제2 뿅뿅다리는 철제가 아닌 시멘트 다리이다. 좀 덜 멋스럽고 재미없는 제2 뿅뿅다리를 건너가면 울창한 플라타너스숲이 있다. 그 숲그늘에서는 동네 어르신들이 천렵중이셨는데 가만 보니 고기는 못 잡고 물뱀 한 마리만 득템하신 듯^^

돌아오는 길에 보니 제1 뿅뿅다리 왼쪽으로 있는 숲 아래에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놓고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거기가 제일 시원해보였다. 다음에 오면 우리도 돗자리 가져다가 저기다 펴놓고 유유히 흐르는 내성천 옆에서 더위를 쫓아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리고 기온도 영하로 내려가 매우 춥다고 한다. 저 뿅뿅다리 옆 숲그늘에 돗자리 펴고 누워서 더운 날 피서하는 상상을 하며 추위를 물리쳐야겠다. 회룡포 뿅뿅다리 걷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따숩지만 말이다.



제1 뿅뿅다리
정자에 앉아서 본 마을
강변 모래사장에도 이런 풀이 자라네
제2 뿅뿅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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