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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Mar 30. 2022

삶이 글을 만드는 순간

코로나 확진 2일차에

"나도 설거지하는 거 싫어. 설거지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싫어서 내가 하는 거야"


"뭐, 싫어서 한다고? 말이 앞뒤가 안 맞잖아?"


"내가 싫어하는 일을 남이라고 좋아하겠어? 싫은 일을 남이 자꾸 해줘버릇하면 내가 그걸 은근히 바라게 될 거 아니야. 그러면 그 일이 점점 더 싫어질 게 뻔하고."


생활은 의식의 표면이고 삶의 깊이를 반영한다.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이고, 이성과 감성을 결합하는 지점이다. 생활은 속일 수 없는 그 사람의 진실이다.

나는 친구에게서 라면을 얻어먹으며 글을 쓰는 마음, 글쓰기의 자세를 배웠다.


모든 글에는 그 사람의 삶의 태도가 스며 있고, 삶의 태도는 생활에서 온다. 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글이 쓰이길 기대하면 안 된다. 남에게 싫은 것을 떠넘기고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삶의 문장이 쓰이기를 기대하는 건 슬픈 일이다. 자신이 산 만큼만 쓴다. 진실한 글을 쓰고 싶다면 내가 복무하고 있는 생활의 감각을 무디게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아름다운 글은 설거지를 하는 일 같은 것,

스스로를 아끼는 자존 같은 것,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 같은 것에서 나온다.

나는 그렇게 믿으며 쓴다.


-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중에서




지난 주 금요일에 아들이 코로나 확진된 이후, 화요일에 남편과 저도 코로나 확진이 되었어요. 지난 주 감기몸살을 앓았던 저로선 코로나로 아픈 것과 감기로 아픈 것이 확실히 다르다는 걸 바로 느끼게 되네요. 모두 건강 조심하시길 빌어요~



코로나가 세상을 휩쓸어도

봄은 왔다고

길가에 개나리는 노랗게 웃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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