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지게꾼 임기종님에 대해 2년 전 블로그에 쓴 글이 갑자기 조회수가 확 치솟길래 뭔 일인가 하고 검색창에 '임기종'을 치니 바로 뜨는 내용이 아래 뉴스였다.
"유퀴즈" 설악산 지게꾼,노동 착취 논란에 실직…
"노예 부린다 오해- 매일경제
사진ㅣSBS 방송 화면 캡처
호사다마라고 2월 9일 "유퀴즈"(유 퀴즈 온 더 블럭) 141화에 ‘설악산 지게꾼’으로 소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지 얼마 안 돼 노동 착취 논란에 지게꾼 일을 그만두시게 됐다니...
유퀴즈 방영된 이후 임기종님의 사연이 알려지자 노동 강도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일부 시청자들이 지적이 있었단다.
급기야 2월1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설악산 국립공원의 마지막 지게꾼이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습니다.1시간 반 동안 지겟짐을 나르고 6000원을 받습니다.’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고, 3월 9일 새벽 5시 5분 기준 28,862명이 동의를 했다.
3월 7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에서 설악산에 남은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 님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그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지게꾼 일을 그만두게 됐다며 "그 프로그램("유퀴즈")을 보고 사람들이 오해를 하더라, 그게 아닌데. 그 오해를 풀어야 되는데 (일을 주는 사람들이) 그만 두라고 하더라. 힘들어서 그만 둬야겠다 생각이 든다"고 하시고는
이어 "그 화살이 나한테 꽂히다시피 하더라. 나는 그런 쪽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노예 착취한다는 식으로 나온 거처럼 되니까 (일을) 다시 시키게 되면 (사람들이) 나를 노예로 부린다고 생각한다고 이제 나를 쓸 수가 없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나도 그만두고 다른 일 찾아서 움직여야 된다"고 하셨다니...
결국 책임지지도 못할 일에 사람들이 과하게 관심을 표명하며 난리법석을 떨다가, 멀쩡하게 지게꾼일을 하시던 임기종 님만 일자리를 잃어버린 셈이다.
임기종님은 "생활의 달인"에 나오셔서
"오랜만에 짐을 져서 기분이 좋은데 이게 마지막이다. 짐이 없다"고 마지막 짐 배달 심경을 담담하게 고백하셨다고 한다.
2011년 "생활의 달인"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소개된 임기종님은 16살 때부터 지게꾼 일을 시작해 올해로 45년이 되었는데, 2022년 "생활의 달인"을 통해 설악산 지게꾼으로서 마지막 인사를 하시게 된 것이다.
임기종 님은 설악산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내 부모같이 품어주고 안아주고 푸근하다. 내 부모처럼 느껴졌다. 산에 가면 편안했다"고 밝히며 "꿈이 있다면 자식이 보호 시설에 가 있으니까 애를 데리고 같이 사는 게 바람이자 꿈"이라고 덧붙이셨다는데, 이제 일자리도 잃은 마당에 어떻게 살아나가실지 걱정이다.
SBS ‘생활의 달인’에서 임기종 님은 마지막 산행을 하면서 그간 노동착취 논란으로 겪은 힘든 심경을 고백하고, 그간의 오해를 풀고 싶다고 밝히셨단다.
유퀴즈 방영된 내용에서 임기종님은
“수십 년 동안 몇십㎏에 달하는 짐을 지고, 때로는 130㎏이 넘는 아이스크림 냉장고까지 지게에 얹어 산 위로 배달을 해왔다. 2시간 걸리는 흔들바위까지 2만원, 30분 걸리는 비선대까지 8000원, 1시간 반 걸리는 비룡폭포까지 6000원, 6시간 걸리는 대청봉까지 25만원을 받는다”고 말씀하셨더랬다.
그런데 이는 "과거 지게꾼이 많았을 적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방송에서 말한 1시간 30분에 6000원이란 금액은 20여년 전 얘기”라고 사실 관계를 바로 잡으셨다고 한다.
20여년 전에 그랬다면, 지금은 어떤지 밝히시지 않은 게 좀 마음에 걸리지만(20년 넘게 금액이 묶여있을 수도 있으니까) 어쨌든 그게 도화선이 되서 시간당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하시는 거라고 난리가 난 일이라, 적어도 시간당 최저임금은 보장받으실 수 있도록 하면서 일자리를 보존할 방법이 없을지...
좋은 의도로 참여하셨을 테지만 최악의 결과가 나와버린 국민청원에 득달같이 동의하셨던 분들, "이렇게 될 줄 몰랐다!" 하면서 무책임하게 나몰라라 하지 말고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강구해봐야 하지 않을까?
지게꾼 일을 하시며 어렵사리 번 돈으로 그간 1억 넘게 기부하시면서도 여전히 빈한한 삶을 꾸려나가시던 분이, 장애가 있는 부인과 보호시설에 있는 아들의 생활비를 이제 어떻게 감당하셔야 할지... 집단지성의 힘으로 이 난처하고 안타까운 상황을 하루빨리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