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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Apr 26. 2022

존버 창시자 이외수 작가 별세

1992년 소설 '벽오금학도'로 처음 만났던 작가 이외수님이 30년이 지난 2022년 4월 25일 오후 향년 76세를 일기로 이 세상 소풍을 마치셨다.



4월 22일 이외수 작가의 장남 이한얼 감독이 아버지가 폐렴으로 사흘째 응급실서 사투중이시라고 근황을 전한 뒤 사흘만인 4월 25일 오후 6시 40분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에서 숨을 거셨다고 한다. 빈소는 춘천 호반장례식장에 마련되었다.

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마술사로

시, 소설, 에세이를 넘나들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시면서,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 촌장으로 지내시던 이외수 작가는


2014년 위암 2기 판정으로 수술을 받은 뒤 회복했으며, 2019년 11월 삶의 진실과 감동을 전하는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를 마지막 작품으로 남기셨다. 2020년 3월 뇌출혈로 쓰러져 3년째 투병하며 재활에 힘쓰시느라 그 뒤론 새로 작품을 내지 못하셨기 때문이다.


오늘 새벽 소천 소식을 접하고 이외수 작가님의 페이스북을 찾아가보니 아래와 같이 아들 이한얼 감독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큰아들 한얼입니다


지난 25일 저녁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소천하셨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임종을 지키는 가운데

외롭지 않게 떠나셨어요

마치 밀린 잠을 청하듯

평온하게 눈을 감으셨습니다


존버의 창시자답게

재활을 정말 열심히 하셨는데

여러분들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하늘의 부름을 받은게 너무 안타까워요

지금이라도 깨우면 일어나실 것 같은데

너무 곤히 잠드셔서 그러질 못하겠어요


그곳엔 먼저 가신 그리운 이름들이 계시니

그분들이 잘 반겨주시겠지요

여러분들이 보내주셨던 기도가

사랑이 되어 가슴에 채워졌을테니

따뜻한 마음으로 포옹할 수 있으실거에요


빈소는 춘천호반장례식장에 마련 하였어요

조문은 4월 26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시고

발인은 4월 29일 오전 7시 30분 예정입니다

부고장은 날이 밝는대로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밤 기도 많이 부탁드립니다."


올해 2월1일

작가님의 페이스북 담벼락에는


"안녕하세요

큰 아들 한얼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새해 인사 올립니다


아버지께선 운동을 열심히 하신 덕분에

근력이 많이 붙고 있어요

존버의 창시자답게

몸소 존버를 실천 하고 계신 모습을 보며

이 보다 더 좋은 새해 덕담이 있을까 싶습니다

건강을 되찾아가는 아버지 모습으로

새해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전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글과 함께 작가님이 엄지를 치켜든 밝은 모습을 전하기도 했기에 이번 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이 크다.

2000년에 우연히 한 인터넷 게시판에서 작가님과 친분을 맺은 뒤로 열렬한 팬이 되었고, 2016년부터는 페이스북 친구가 되어 활발한 교류를 하면서 작가님이 보내주신 책을 선물받기도 했는데, 2019년 여름 어떤 계기가 있어서 소원해지고 말았다.

그래도 뇌출혈로 쓰러지신 뒤 투병하시는 모습을 전해들으면서 존버의 창시자답게 잘 이겨내시고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진심으로 빌었는데...


가족들이 모두 임종을 지키는 가운데 외롭지 않게 떠나시고, 밀린 잠을 청하듯 평온하게 눈을 감으셨다고 하니, 부디 좋은 곳 가시길 두 손 모아 빈다.


삼가 고인이 되신 이외수 작가님의 명복을 빕니다.



* 이외수 작가님의 생애


1946년 경남 함양의 외가에서 태어난 이외수 작가는 강원 인제군 본가에서 성장하다 1965년 춘천교대에 입학한 뒤 8년간 다녔으나 1972년 중퇴했다. 강원도와 인연이 깊은 작가는 춘천에서 30여 년간 지내며 집필하다 2006년 이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의 감성마을로 이주해 투병 전까지 지냈다.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견습 어린이들'에 당선해 문단에 이름을 알린 그는 3년 뒤인 1975년 중편소설 '훈장'으로 '세대'지 신인문학상 수상으로 정식 등단했다.


그 뒤 장편소설 '들개' '칼' '장수하늘소' '벽오금학도' 등을 비롯해 시집 '풀꽃 술잔 나비'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에세이 '내 잠 속에 비 내리는데' '하악하악' '청춘불패' 등 왕성한 집필을 이어갔다.


어린 시절 화가를 꿈꾸며 춘천교대 시절 미전에 입상한 경력이 있던 작가는 1990년 '4인의 에로틱 아트전'과 1994년 선화(仙畵)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밖에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과 시트콤, 케이블TV, 광고계를 넘나들며 문화계 전반에서 활동을 펼쳤다.


특히 고인은 170여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리며 강경한 정치적 발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쏟아내 '트위터 대통령'으로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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