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넝쿨장미들이 담장에서 붉은 기운을 더해가고, 산딸나무와 때죽나무 하얀 꽃들도 향기를 더해가는 초여름, 텃밭에선 토마토들이 자라고 있다.
올해는 방울토마토 2주, 그냥 토마토 1주를 심었다. 토마토는 어지간하면 잘 자라는 작물인데, 텃밭 농사 1년차엔 엄청 잘 돼서 여기저기 나눔을 실컷 하고도 냉장고에 토마토가 넘쳐날 정도였는데, 매년 수확량이 줄더니 6년차였던 작년엔 어쩌다 나눔을 할 정도로 근근이 토마토를 수확했다. 그래서 올해는 토마토 모종은 세 개만 심되 더 신경써서 가꿔야지 하고 있는 참이다. 잘 자라기만 하면 올 여름 내내 토마토 사먹을 일은 없을 테니까.
아직 키가 많이 자라지 않았는데도 1주 전부터 꽃이 피더니, 오늘 새벽에 보니까 애기방울토마토가 매달려있었다. 지난 주에 열심히 곁순을 쳐주었는데도, 놓친 곁순이 있었던지 꽤 많이 자란 곁순이 보여서 그것도 따주고, 아래줄기쪽의 가지들도 좀 쳐내주었다. 이래야 원줄기로 영양이 다 가면서 토마토가 튼실하게 쑥쑥 자라기 때문이다.
곁순이 꽤 크게 자라서 지난 번에 땄던 곁순 심었다가, 너무 날이 좋아서 금방 말라죽어버린 자리에다 곁순 세 개를 심었다. 이 녀석들은 말라죽지 않고 뿌리를 잘 내려서 쑥쑥 잘 자라길 바래본다.
텃밭 주변 산에 핀 아카시꽃들은 이제 지는 중이다. 나무 아래에는 떨어진 꽃잎들이 수북하다. 아카시나무가 줄지어선 산길을 걸으면 꽃길이 따로 없다. 마치 부드러운 카펫을 밟는 듯 푹신푹신하다. 텃밭을 오갈 때마다 이 길을 걸으며 자연이 주는 혜택을 감사히 만끽하곤 한다.
아카시꽃이 졌다고 아쉬워할 틈도 없이 아카시꽃잎이 분분히 떨어져내린 자리에 노오란 금계국들이 한창이다. 초록나무 아래 피어난 금계국의 보색대비가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