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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Jul 04. 2022

해수욕과 갯벌체험을 동시에, 서천 비인해변

반년만의 재방문이었다.

새해가 되고 1월 2일에 찾았던 비인해변을

새 해의 반이 지나고, 나머지 반을 시작하는

7월 1일에 다시 찾았다.

한겨울의 해변과 다른 풍경을 기대하며.

비인해변은 충청남도 서천군 비인면 선도리에 있는 해송림이 아름다운 해변으로 서천의 서부지역이다. 비인해변은 해변의 길이가 2.5㎞, 폭이 700m로 광활하고 경사가 완만하며, 해송림이 길게 펼쳐져있어 해수욕장으로서 최적의 자연환경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썰물 때면 2∼3㎞의 갯벌이 펼쳐져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앞바다에 위치한 무인도인 쌍섬·할미섬까지 걸어갔다 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최근 선도리 쌍도를 중심으로 비인만 갯벌체험 관광마을이 조성되어 갯벌체험지로 유명해지면서 비인해변은 바지락과 맛을 채취하려는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겨울엔 만조때라 방파제 아래까지

바닷물이 찰랑거렸는데,

이번엔 간조때여서 할미섬과 쌍섬 저 너머까지

바닷물이 물러나있었다.

평일 낮이라 관광객은 거의 안 보이고, 물 빠진 뻘에서 조개를 캐는 주민들이 대다수였다.

(나중에 보니, 쌍섬 앞에 조개 캐는 사람들이 많이 있던데 해변 가까운 곳은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주민만 있고, 관광객은 쌍섬 앞 갯벌체험지에서만 캘 수 있게 제한을 둔 듯하다)

사람들이 주로 캠핑을 하는 송림에 주차를 하고,

당산바위까지 걸으며 해변을 둘러보았다.

방파제에는 주민들이 말려둔 마늘과 양파가

땡볕에 수분을 말리고 있었고,

갈매기들도 분주히 먹이를 찾아 갯벌 위를 걸어다녔다.

당산바위 아래에는 네모난 물움벙이 있었는데, 아마도 조개를 캔 뒤 해감을 하기 위해 물을 가둬둔 시설같았다.

바위를 뚫고, 거센 해풍도 견디며 자라난

세 그루의 위풍당당한 소나무가 지키는

당산바위 앞을 돌아나와,

할미섬으로 가기 위해 다시 차를 탔다.

물이 빠졌다곤 해도, 해안을 따라

할미섬까지 걸어가기엔 다소 먼 거리에

길도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미섬 전망대 표지판을 따라

큰 도로로 나가 남쪽으로 300m쯤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할미섬이 보였다.

주차장엔 차들이 만차여서 도로가에 차를 대고

바닷가로 내려가니, 할미섬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마을 주민들로 동죽을 캐고 계셨다.

할미섬까지 난 길은 중간에 뻘이 있어도 작은 돌들과 경운기, 오토바이, 사람발길에 다져져서 꽤 단단했고, 할미섬에 가까워질수록 길에 굴껍질, 조개껍질들을 잔뜩 부어놓아서 걸을 때마다 따그락빠그락 껍질 밟히는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도착한 할미섬.

만조때는 꼭대기만 살짝 보이던 할미섬이 온전히 속살을 드러낸 채 뜨거운 태양 아래 몸을 말리고 있었다. 옛날에 할머니 한분이 살고 계셨는데, 물이 빠지면 뭍으로 나왔다가 물이 들어오기 전 섬으로 들어가 살았다고 해서 할미섬이라고 부른다는 이 섬의 뒤편에는 시멘트 브로크를 쌓아올린 흔적이 보였다. 설마 저곳이 할머니가 사시던 곳이었을까? 방공호라면 모를까 너무 좁아서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보이진 않았다.  

할미섬에 가서야 파도 치는 소리가 들리며

먼 바다가 성큼 다가선 느낌이었다.

할미섬 주변은 밀물 때면 바닷물이 돌아들어오는 곳이라 고립의 위험이 있으니, 물이 들기 시작하면 빨리 빠져나와야 한단다.

조개 캐던 마을 사람들이 우루루 정리해서 나가는 걸 보니, 슬슬 물이 들어오는 때가 되었나보다 하고 우리도 천천히 따라나갔다.

겨울과 여름, 만조와 간조

반년만에 대비되는 두 가지 풍경을

모두 본 비인해변.

바닷가 피서지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더위를 피해 송림그늘에서 캠핑도 하고,

밀물 땐 해수욕을 즐기다가

썰물 땐 조개를 캐며 갯벌체험하기도 좋은

비인해변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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