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그미 Jun 22. 2022

세상사 시름을 잊는, 봉화 도암정

경북 봉화군 상운면 하눌리에 있는 영화 '워낭소리' 촬영지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멋진 정자가 보여서 들어가 보았던 도암정은 작지만 아담하고 잘 가꿔진 조선시대 건축물이랍니다.

우리나라에 정자가 600여개가 있는데 그 중 봉화에만 100개가 넘는 정자가 있다고 해요. 봉화에 정자문화생활관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인가 봐요.


정자 옆의 느티나무는 280년 수령의 보호수이고, 도암정은 유림들이 세상사와 시를 읊던 곳으로, 남향 건물 앞에 인공섬을 갖춘 연못이 있어서 계자난간에 기대어 연못에 핀 연꽃을 바라보면 세상사 시름을 모두 잊을 것만 같은 곳이지요.


위치 : 경상북도 봉화군 봉화읍 거촌2리


도암정은 조선시대 문신 황파 김종걸이 조선 효종 1년1650에 세웠어요. 가운데 칸에는 마루를, 양쪽에는 온돌방을 두었고 누마루에는 난간을 설치하였어요. 정자를 중심으로 연못과 인공섬, 바위와 숲이 조화를 이루어서, 당시 양반들의 안목을 엿볼 수 있답니다. 당대 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과 시사와 학문을 함께 의논하고 풍류를 즐기던 정자였던 도암정은 김대희가 소유 및 관리하며 1984년 12월 29일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54호로 지정되었어요.

도암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다락식 건물로 팔작지붕에  홑처마예요. 평면은 전면 1칸을 다락처럼 높게 만든 누마루로 하였고, 후면은 마루를 중심으로 좌우에 온돌방을 마련하였으며, 방에는 세살문을 달았어요. 양측 온돌방 앞의 퇴간 윗부분은 우물천장이에요. 반자틀을 우물 정( 井)자로 짜고 그 칸에 넓은 널로 덮어 꾸민 천장이라 우물반자, 격자천장이라고도 해요. 우물천장의 반자청판은 귀틀 사이 소란에 걸쳐 위에서 올려놓은 것이기 때문에 위로 밀면 열린다고 하네요.

자연석으로 쌓은 기단 위에 자연석 주춧돌을 놓고 그 위에 정면의 기둥 넷은 둥근 기둥을, 나머지는 직사각형 기둥을 세웠으며, 둥근 기둥의 정면은 소로로, 나머지는 굽도리 장여로 꾸몄어요. 어칸의 두 둥근 기둥 윗부분의 바깥은 직각으로 꺾었고, 안쪽은 초각한 보아지(기둥머리에 끼워서 보의 짜임새를 보강하는 짧은 나무)를 끼웠어요.

대청과 온돌방 앞에는 툇마루가, 정면과 오른쪽 및 왼쪽 면에는 계자난간이 설치된 쪽마루가 있어요. 왼쪽과 오른쪽 쪽마루 부분은 출입구이므로 난간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양측 사주문을 출입구와 일직선상에 설치하여 출입선을 짧게 하였다네요. 대청 앞면은 개방되었으며, 뒷면에는 쌍여닫이문이 달렸고, 대청과 양측방 사이에는 3분합문을 달았으며, 방의 앞면과 옆면에는 쌍여닫이 및 외여닫이 띠살창을 달았어요.  

낱낱의 재료를 조립하여 만든 구조물인 가구(架構)는 5량가(동자기둥과 대공을 써서 처마도리, 종도리, 마룻대의 5개의 도리가 얹혀진 지붕틀)로, 대들보 위에는 보아지를 끼운 동자기둥 중대공을 세워 종량을 받았고, 종량 위에는 사다리꼴 대공(마룻대를 받는 짧은 기둥)을 놓아 종도리를 받도록 하였답니다.

이런 건축학적 지식이 없어도 372년 전 꼼꼼한 손길로 잘 만들어진 도암정에서 초록으로 무성해진 연잎과 곧 분홍색 하얀색으로 피어날 연꽃들을 바라보며 꽃멍하는 여유는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답니다.


2년 전 찾았던 날의 추억이 과거의 오늘로 떠서 소개해봅니다. 7월쯤 가면 아마도 연꽃이 환하게 피어서 도암정 풍경을 더욱 멋지게 감상할 수 있을 거예요~

연꽃사진은 펌사진밉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초록초록 싱그러운 논산 온빛자연휴양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